알라딘서재

길 위에서

식물의 역사적 힘에 감화되기를 원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소나무에서부터 시작하기를 권하고 싶다. 소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활동적인 나무 중 하나다. 불도저로 숲을 관통해 길을 냈다면 소나무가 베인 부분에서는 새싹이 자라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경작지를 버리고 떠났다면 소나무가 첫 번째로 그 땅을 차지할 것이다. 화산이 분출하거나 빙하가 움직일 때 또는 바람과 바다가 모래 퇴적을 일으킬 때, 소나무는 처음으로 그곳에 뿌리를 내릴 곳을 찾는 식물 중 하나일 것이다. 소나무는 사람들이 물건들을 이리저리 옮기기 전까지는 북반구에서만 자랐다. 이들은 소나무를 남반구로 옮겨 왔고 플랜테이션 농장을 만들어 자라게 했다. 그러나소나무는 플랜테이션 농장의 울타리를 넘고 풍경을 가로질러 뻗어나갔다.‘ 호주에서는 소나무가 화재 위험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희귀한 풍토병으로 핀보스를 위협한다. - P297
그러나 자연의 과정이 그렇듯이 식물과 동물의 성장과 죽음이되풀이되면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유기질 토양은 쌓이게 된다. 죽은 유기체는 썩고 유기질 토양이 되어 새로운 생명을 위한 토대가된다. 유기질 토양이 없는 곳에서는 그러한 생사의 순환이 어떤 우연한 활동으로 인해 깨진다. 이 활동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즉 역사를 가리킨다. 송이버섯과 소나무는 교란된 풍경을 차지하면서함께 역사를 만든다.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역사 만들기가 인간이행하는 것을 넘어서 확장되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동시에 인간은숲을 엄청나게 교란한다. 송이버섯과 소나무와 인간은 함께 그러한 풍경의 궤적을 만들어낸다.- P302
숲의 가장 신비로운 특성 가운데 하나는 파괴된 후에 이따끔씩 재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회복 탄력성sesilience이나 생태 복원으로 여길 수 있으며, 나는 그러한 개념이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나아가서 그것을 부활로생각해보면 어떨까? 부활은 숲이 지닌 생명의 힘이고, 벌채된 장소를 수복하기 위해 씨앗을 퍼뜨리고 뿌리와 줄기를 뻗어가게 하는숲의 능력이다. 숲은 빙하와 화산과 산불이라는 도전에 부활로 응했다. 인간의 모욕에도 부활로 대응했다. 인간은 지금까지 수천 년간 벌채하고, 숲은 부활하면서 서로에게 응대해왔다. 현대 사회에살고 있는 우리는 부활을 저지시키는 방법을 안다. - P315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