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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공생 이야기에서 가장 흔한 은유 중 하나는 아웃소싱(위탁)이다. 흰개미는 소화를 위한 작업을 곰팡이에게 위탁했다고말하거나, 곰팡이는 식량을 모으고 살기 편한 장소를 마련하는 것을 흰개미에게 위탁해 해결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생물학적 과정을 현대 비즈니스 방식에 비유하는 것에는 사실상 너무 많은 오류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것에 한 가지 통찰이 존재할지도모르겠다. 자본주의적 공급사슬에서 이러한 방식의 사슬은 확장될 수 없다. 자본주의적 공급사슬의 구성 요소는 회사든 생물종이든 간에 자기복제를 하는 교환 가능한 사물로 축소될 수 없다. 대신에 그 사슬을 유지하는 마주침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있다. 경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수학적 모델링보다는 자연사의 서술이 첫 번째 필수 단계다. 급진적인 호기심이 손짓한다. 아마도 관찰과 서술에 가치를 두는, 몇 개 남지 않은 과학적 학문 중 한 분야에서 훈련받은 인류학자가 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 같다.- P265
풍경은 인간 너머의 드라마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인간의 자만심을 해체하는 급진적인 도구다. 풍경은 역사적 행위의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활동적이다. 풍경이 형성되는 것을 지켜보면 세계 형성에서 인간이 살아 있는 다른 존재에 합류한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송이버섯과 소나무는 숲에서 그저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 둘은 숲을 만든다. 송이버섯 숲은 풍경을 만들고 변형하는모임 gatherings 이다. 이 책의 3부는 교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교란을 시작점, 즉 행동을 위한 첫 단추로 삼는다. 교란은 변형적인 마주침을 위한 가능성을 재배치한다. 풍경의 패치들은 교란에서 등장한다. 그리하여 불안정성 precarity은 인간을 넘어서는 사회성에서 일어난다.- P271
그러나 나는 비교를 넘어서서 인간, 송이버섯, 소나무가 숲을창조하는 역사를 찾고 있다. 나는 구분해 범주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 다루어지지 않은 연구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그 국면들을 연구한다. 나는 서로 다른 겉모습을 가진 똑같은 숲을 찾는다. 각각의 숲은 상대방의 그림자를 통해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하는 동시에 단일하고도 다면적인 형성을 탐구하면서 앞으로 펼쳐질네 개의 장에서는 소나무를 살펴볼 것이다. 각각의 장은 교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삶의 방식이 어떻게 조율되며 펼쳐지는지 설명한다. 삶의 방식이 하나로 모이면서 패치에 기반한 배치가 형성된다. 내가 보여주는 배치는 거주 적합성, 즉 인간이 교란한 지구에서 일반적인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한지를 고려하기 위한 장면이다.
불안정한 생활은 항상 모험이다.-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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