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R/RETOUR
낮이 어둠으로 물러간다
밤의 베일을 통하여 본 낮
낯빛과 어둠 사이에 드리워진 투명한 회색의 막이
하늘을 연보라색으로 녹이고
어두운 보라색으로 다시 흰색으로 밤이 뒤덮일 때까지.
나지막한 웅얼거림 하나
어둠과 밤 사이에
각 방으로 헤어지는 그들의 돌아옴을 중지시키지 않는다
그림자가 떠오르고 다시 동등하게 희미해지는 동안
버려진 방들에 걸려 있는 비밀
헤어지는 이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비밀의
전달
날은 어둠으로 물러간다
불빛을 없애라 소리를 멀리로 다시 옮겨라.
더욱더 멀리.
부재가 가득하다. 부재가 빛이 난다. 그릇들, 놓아둔 그대로.
과일도 그대로, 유리잔의 물 구슬이 잔의 가장자리로 떠오르는.
침묵의 부동 속에서 황홀하게 빛을 발한다.
밤이 날을 다시 베일로 씌울 때,- P136
말이 소리 나야 한다면, 칸막이를 통해 아주 가벼운 방식으로 반대편에 자국을 내라 반대편 서명 반대편 청문 반대편 연설 반대편 장악
순백함의 이후로는 언제나
그것은 자신을 지키고 있다, 하얗게,
능가할 수 없는, 색깔의 부재, 절대적, 지극히. 순수하다. 이를 수 없도록 순수하다.
만약 그 자체의 하얀그림자ㅡ 수의 안에서, 모든 얼룩이
사라진다면, 드리웠던 모든 과거 모든 기억이떠난다면, 이 말들의
사면과 힘을 통하여.
덮어씌우고, 장막처럼 두르고, 옷을 입히고. 자루집에 넣고. 수의를 입혀.
덧씌우고, 덧입히고, 막을 치고.
숨긴다. 급습한다.
변장, 은닉, 가면, 베일
불분명. 모호, 가리개, 침식, 은밀.- P145
끝이 보이지 않는다. 끝도 없고 만족할 만한 것도 아니다. 평정을 가져올 만한 것. 평정이 너무 큰 요구라면, 그럼, 위로라도. 고통 없고, 적어도 아무 감각이 없는. 고통이 기억으로 번역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녀는 매 순간, 날짜, 하루의 때, 날씨, 일어났던 일이나 앞으로 올 일에 대한 간단한 요점을 설계함으로써 매번 시작한다. 그녀는 매번 이런 정화로 시작한다 마치 이 행동이 뒤따를 서곡에서 자신을 해방시켜줄 것처럼. 그녀는 그녀의 감정과 동등한 낱말을 찾기 시작한다. 혹은 그것의 없음을. 동의어, 직유, 은유, 상투어, 부명, 유령어, 유령국가. 그녀의 여로의 지도를 기록하는 데에.
연장된 여정, 수평적인 형태의, 개념상으로는, 그것으로부터의 일부분은 아무런 표시의 증거도 없이 잘리었고, 이제는 서문에 ‘연장‘
을 ‘여정‘ 앞에 덧붙이는 것에 응해야 하게 되었다.- P152
미래가 없다. 다만 시간의 몰려옴이 있을 뿐. 설명할 수 없고, 공허하며, 무형의 시간, 그녀는 그것을 향해 움직이도록 기대될 뿐이다.
앞쪽으로 앞으로, 그리고 어떻게든 현재를 지나쳐버린다. 망각의 은총으로 스스로를 구제하고 있는 그 현재, 그녀는 그것을 어떻게 정당화시킬 수 있었을까. 현재의 가시성이 없이.
그녀는 실제의 시간을 대치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말한다. 그녀는자신에게 시간을 앞에 전시하고 그것을 엿보는 자가 된다고. 그녀는죽음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 올 수 없다고 자신에게 말한다. 그녀는- P152
죽음을 대치할 수 없다는 것을, 실제로 죽지 않고는 그것의 극복이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녀는 글을 쓸 수만 있다면 계속 살 수 있다고 자신에게 말한다. 그치지 않고 계속 쓸 수만 있다면 하고 자신에게 말한다. 글을 씀으로써 실제의 시간을 폐기할 수 있다면 하고 자신에게 말한다. 그녀는 살 것이다. 그녀 앞에 그것을 전시해놓고 그것의 엿보는 자가될 수 있다면,-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