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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지은이 이유미 박사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알려진 경기도 포천 광릉 숲에 자리한 국립수목원의 연구관으로 생물표본연구실장을 맡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6.25동란 이후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온 나라의산이 붉은 민둥산 투성이이던 시절 서울에서 태어났다.

녹화사업과 나무심기운동으로 우리 숲이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갈무렵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식물분류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숲은 제 모습을 찾아가지만 일반인의 숲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폭넓지 않았을때부터 우리나라의 산과 들, 도서벽지를 찾아다니며 나무와 풀에 관한 연구를 했다.

특히 사라져가는 식물의 보전 같은 식물분류학을 기반으로 하되 국가적으로 필요한 연구에 주력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자 많은 글과 책을 써냈다. 또한 봄철 우리 땅에 자라는 키작은 풀처럼 차분히 겨울을 준비하는 키 큰 나무처럼 나직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강의와 글로도 많은 아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한국의 야생화> <우리는 숲으로 간다>가 있으며 산림생태학을 전공한 부군 서민환 박사와 함께 쓴 <어린이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풀 백과사전> <어린이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과사전<쉽게 찾는 우리 나무> <한국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철철이 피고 지는 식물들. 그리고 그 속에 감추어진 식물들의 이야기를 엮어보자고했습니다. 그냥 문화적인 이야기나 식물학적인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늘 곁에 있어사소하거나 흔하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는 식물들의 이야기 말입니다. 마음을 열고귀 기울이다 보면 저절로 그 속에 숨어있는 과학과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이야기.
그래서 이야기의 끝머리에서 "아하! 그렇구나"하는 새삼스런 발견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그런 이야기 말입니다.
오랫동안 식물공부를 해왔지만 어느 누구 친절하게 이러한 이야기를 알려준 사람이 없었던 까닭에 책이나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속 시원하게 혹은 내 입맛에 맞는 정•보는 찾아내기 어려운 까닭에 이러한 시도는 참 벅찬 일이다 싶기는 합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제비꽃의 작은 꽃잎 속에,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의 솜털달린 씨앗 속에 감추어진, 우주처럼 다양하고 재미난 세상을 알았으면 했습니다. 그래야 관심도 갖고, 사랑도 하고, 과학도, 자연사랑도, 아름다운 시와 노래도 나올수 있을 테니까요.
부족한 글머리를 열며 너무 거창한 마음을 품었나 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아우르는 제목을 생각하면서 자꾸만 꽃과 나무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꽃과 나무는
너무 흔히 쓰는 말이기에 다른 어떤 말도 이보다 자연스럽지는 않지요. 하지만 우리가 이토록 당연하게 쓰고 있는 꽃과 나무는 모순이 있는 말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아는 꽃이라는 단어 속에 포함된 이미지는 풀입니다. 그상대어로 나무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나무의 상대어는 꽃이 아니고 풀입니다. 또 꽃은 나무든 풀이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달리는,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몸부림치는 식물의 생식기관입니다.
벚나무나 산수유, 소나무들은 분명 나무이지만 꽃이 피구요. 민들레나 제비꽃은꽃이 피는 풀일 뿐입니다.
소나무에 꽃이 피냐구요? 물론입니다. 꽃이 피니까 솔방울 같은 열매도 맺지요. 소나무는 겉씨식물로 화려한 꽃잎을 가지고 있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입니다. 꽃이 없다는 뜻을 가진 무화과나무도 꽃이 없는 것이 아니라 숨어 있어 눈에잘 띄지 않는 것입니다.
앞으로 ‘꽃과 나무‘가 아닌 ‘풀과 나무‘, 즉 식물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들을구성하고 있는 꽃, 열매, 혹은 잎들의 변화무쌍한 세계를 함께 풀어갑니다. 주변에살고 있는 풀과 나무의 종류를 함께 배우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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