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회사에 투자할 때는 한 가지 팁이 있다. 딱 한 가지 지표만 살펴야 한다면 매출총이익률GPM을 살피는 것이 좋다.
의류는 다른 소비재와 달리 판매 유통 경로가 다양하다. 신제품이 나오면 백화점에서 신상판매를 시작해서 각 정규 매장에서 선보인 다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할인 판매를 위해서 아울렛과 상설매장을 거친다. 최종 유통 단계에서는 대규모 세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크게 하락한다. 그래서 의류 산업은 고정비에 대한 개념이 다른 산업과조금 다르다.
내가 대학생 때 의상학과를 다니던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티셔츠를 100장 만들어서 50장을 팔았을 때 매출원가를 다 커버했다면, 그 뒤로는 1장 팔 때마다 모두 순이익이다."
이는 50장을 판매한 이후에 30장은 반값에 팔 수도 있고, 나머지 20장은 더 할인해서 1/4 가격에 팔아도 이익이 보장된다는 뜻이다. 보통의 제조업에서 제품 하나당 매출원가 대비 판매가를 생각하는 것과는 관점이조금 다르다.
따라서 의류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혹은 매출이 더 늘어난다면 영업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나올지는 GPM의 지속성을 살피면 알 수 있다. 설령 매출이 많이 늘어나도 할인 판매를 지나치게 많이 했다면 GPM이 낮아질 것이고, 이는 브랜드 가치의 변동을 수반하게 되어 향후 큰 리스크를 맞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에 GPM이 유지되거나 더 높아진다면 해당 기업의 매출 증가분보다 영업이익증가분이 더 커진다는 뜻이므로 의류 산업에서의 투자 의사결정이 쉬워진다.- P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