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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진이네 : 꼼꼼히 읽기
  • 불평등의 세대
  • 이철승
  • 15,300원 (10%850)
  • 2019-08-09
  • : 2,905


2분 퀵서비스

여러분의 기억 속으로 책을 배달해드리는 2분 퀵서비스!

2021년,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에 가장 주요한 갈등은 두 가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는 계층/계급 갈등입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많이 버는 자와 적게 버는 자가 자원의 분배 문제를 놓고 다투는 갈등이죠. 다른 하나는 세대 갈등입니다. 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의 갈등, 386 세대와 MZ 세대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모임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킵니다. 이는 주로 자라온 배경이 달라 생기는 문화적 차이로 발생한다고들 설명하죠.

하지만 이 책 불평등의 세대의 저자 이철승 교수는 세대가 자원의 분배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주장하고, 세대 갈등을 계층/계급 갈등과 이어서 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생산한 부를 특정한 세대, 콕 집어서 말하자면 386세대가 독점하고 나눠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게 단순히 느낌이나 감이 아니라, 여러 통계와 자료를 통해 증명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2종 보통 키워드
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꼽은 키워드는 세대입니다.

세대는 특정 연도에 태어난 사회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고,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 세대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가 많이 쓰였고, 여기에 MZ 세대가 추가됐습니다. 각각 30년대생, 60년대생, 90년대생이 세대 전체를 주도하고, 40~50년대생과 70~80년대생, 00년대생이 이들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라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철승 교수가 ‘세대’라는 화두를 내세운 이유는, 퀵서비스에서도 말씀드렸듯 특정 세대가 우리 사회에 있는 여러 ‘자원’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을 통계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소득이나 자산 등 경제적인 측면, 노동조합이나 각종 단체 등 사회적인 측면 등등에서 386 세대가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 상태가 앞선 시대에 비해 길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가 갈등을 일으키고 있던 1990년대에 두 세대의 평균 소득 격차보다, 386 세대와 MZ세대가 갈등을 일으키는 2010년대 두 세대의 격차가 훨씬 크다는 식입니다.

이 책은 이런 현상이 벌어진 원인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습니다. 일단 외부적인 충격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386 세대는 1998년 IMF 구제금융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경제위기라는 두 번의 경제 충격에서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보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IMF 경제 위기 때는 직장인이 된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신입 상태였기에 해고당하지 않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때는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자신들의 직장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피한 것입니다. 다른 면에서 보면 이 세대 구성원 숫자 자체가 많은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혹시 2020년 신생아 수가 30만명도 안된다는 뉴스 보셨나요? 386세대가 태어난 해인 1960~70년대엔 한 해에 100만명씩 태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은퇴한 산업화 세대의 자리를 상대적으로 빨리 채워나간 동시에 기대수명까지 늘어나 계속해서 경제생활을 유지하는, 일종의 적체 현상까지 벌어진 것이죠. 여기에 더해, 이런 견해는 약간 조심스럽긴 한데, 자원을 독점하겠다는 일종의 암묵적 합의까지 이 세대가 이룬 게 아닌가, 라고 의심합니다.

만약 저자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에서 우리는 세대 정의라는 철학적 개념을 꺼내들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에 80년대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는 사람이 없다면, 그리고 최소한 특정한 세대에게 많은 자리를 마련해준 외부충격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 아닐까요? 하지만 이런 세대정의를 실현하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선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에게 세대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원을 빼앗는 정책에 동의하라고 우리가 말할 수 있을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콘텐츠,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콘텐츠는 카를 만하임의 <세대 문제>입니다. 오늘 다룬 책 불평등의 세대 저자는 세대라는 개념을 사회학적으로 유의미하다고 간주하고 다루고 있지만, 사실 이 입장 자체가 매우 논쟁적입니다. 흔히는 세대보다 계급이 우선 아닌가, 성정체성이 우선 아닌가 부터 시작해 한 세대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과연 동질적인가 하는 의문까지 다양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죠. 카를 만하임의 세대 문제라는 책은 ‘세대’를 사회학적으로 다루려고 하는 최초이자 가장 유명한 시도를 다룬 고전적인 논문이라서,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도서 목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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