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2 앞으로 3년, 투자의 미래 – 김영익, 강흥보
서강대 경제대학원의 김영익 교수와 기술분석 전문가인 강흥보 님의 이 책은 앞으로 곧 경제위기가 닥칠 것임을 예상합니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투자의 패러다임과 전략에 대해서, 그리고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벽을 깨고 재도약을 하기 위한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이 출간된 시점이 2019년 10월인데, 이미 이 책의 예상한 위기의 시점은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2019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질 거라 보았는데, 2020년 1월말까지 전세계 경기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좋은 신호들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제시한 위기 요인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엔 다르다’라는 말이 위기 전에 늘 되풀이 되었던 과거를 기억한다면, 명백한 위기 요인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명백합니다.
일단 이 책은 앞부분에 위기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망합니다.
가장 주요한 위기 요인은 2008년 금융위기가 남긴 거대한 부채입니다. 주요 국가에서 정부 부채와 기업 부채가 증가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2008년 GDP의 96%였던 기업 부채가 2018년 152%로 급증했습니다. 한국은 가계 부채가 2008년 GDP의 74%에서 2018년 98%로 증가했습니다.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 가격에 생긴 거품은 이제 곧 빠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책은 그 시점을 2019년 하반기로 잡고 있습니다. 2020년 2월 현재 아직 거품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기본 논지는 2008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과 통화 정책이라는 무기를 다 써버렸기에 새로운 위기가 닥친다면 이제 과거와 같은 정책을 쓸 여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임박한 경제위기는 2008년 당시보다 더 깊을 뿐더러 극복하는 데도 더 오래 걸릴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맥킨지가 2019년 7월에 낸 보고서에 의하면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기업의 이자 보상 배율이 낮은 기업들이 높아지고 있고, 아시아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최근 과도하게 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위기에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먼저 97년 외환위기가 어떻게 숨은 기회였는지를 얘기합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이기에 투자를 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위기 대응전략 한가지를 제시합니다. 글로벌경기 침체가 진행되는 동안 정액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라고 합니다. 중국 지수 ETF 60%, 미국 지수 ETF 20%, 코스피 지수 ETF 10%, 코스닥 지수 ETF 10% 정도면 높은 수익을 실현하는데 유리하다고 추천합니다.
글로벌 경제 침체 상황에서 한국 증시에서의 투자 전략은 저점 대비 5% 상승한 지점에서의 정액 적립식 투자입니다. 삼성전자가 3만원대로 떨어지면 매월 적금 붓듯이 꾸준히 매수하라고 합니다.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을 전망하여 고배당 주식이나, 배당형펀드, 배당형 ETF를 또한 추천합니다. 반면에 인구 변화에 따른 수요 변화, 정부정책, 금융 시장 동향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비중은 줄일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분산투자할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고해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입니다. 2019년 5월 3개월 국채 수익률이 10년 국채수익률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1978년 이후 이러 현상은 5번 발생했는데, 5번 모두 2년 이내에 경기가 침체되었다 합니다. 2년이면 너무 긴거 아닌가, 이게 무슨 선행지표인가 싶기도 하지만, 현재 사상최고를 몇주째 찍고 있는 주가 지수가 부채 기반 유동성으로 인한 버블이 아니라고 할 수 없기에 계속 불안감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부채와 투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위기와 진통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합니다. 기업부채가 증가한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 침체와 주가 급락이 예상되지만, 향후 소비 중심 경제에서 안정 성장할 수 있는 내수 1등 기업의 주식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하며 상하이 종합지수는 어떤 글로벌 증시보다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 시기는 2020년 중반기 이후라 하지만, 이미 위기의 시작 시점이 달라졌기에 시기에 대한 전망은 의미가 없는 상황입니다. )
세계적인 환율 전쟁으로 이해 미국, EU, 일본 모두 통화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달러가치는 하락하겠지만, 위안화는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19년 달러당 7위안은 민감한 숫자였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역시 계속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달러보다는 금이 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하며 온스당 1800달러를 넘어서 2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략 온스당 1500~1600달러 입니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몇주간 갱신하고, 미중 무역 전쟁이 휴전 상태로 접어들고, 브렉시트 불확실성도 해소된 상태에서 몇가지 선행지수들이 좋게 나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만 아니면 경기는 좋아지는 방향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위기 요인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공급되고 있는 유동성이 제공하는 ‘뉴 노멀’ 때문일까요. ‘이번엔 다르다’라는 말은 2008년에도 되풀이 되었었습니다. 사상 최고점 갱신이 얼마나 계속될 수는 없을 것이기에 다소 불안불안한 요즈음입니다.
위기의 발생 시점에 대해서는 이미 틀렸지만, 이 책에 리스트 되어 있는 위기 예측의 논리와 대응 투자 전략은 귀담아 들을만 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