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요즘 나의 책, 독서일기
  •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월요일 : 앨리게이터
  • 전건우
  • 9,000원 (10%500)
  • 2024-09-20
  • : 67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단편들, <한국공포문학의 밤>을 이은 새로운 시리즈가 출간됐다. 일곱 편의 중편소설이 각각의 단편집으로 하루에 한권, 일주일 컨셉이다. 일곱권의 책 중 월, 화 두 권의 책을 서평단활동으로 받아보게 됐다.
전건우 작가의 앨리게이터는 월요일에 해당되는 시리즈의 첫번째 소설이다.

교통사고로 왼팔 하나를 제외하고 전신마비에 이른 한 남자의 생존 분투기이다. 보험금 한 푼 받을 수 없어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과 더불어 무자비하게 폭력적이고 잔인한 엄마의 애인까지 집에 들어와 모자 위에 군림하기 시작한다. 잔인하고 난폭한 '앨리게이터' 같은 박봉주. 그의 폭력 아래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그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한 순간 남자에게 들이닥친 공포는 예기치 않은 사고로 잃어버린 신체의 자유와 경제적 어려움의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앨리게이터로 묘사되는 극악한 폭력 앞에 서서히 잠식되는 절망과 무기력함은 그의 마음까지 잡아먹게 된다. 종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인생의 허무와 불안까지.(이것이 진정한 공포가 아니겠는가) 참으로 지독하고 예리하게 쓴 현실 공포소설이다.
100페이지 남짓의 짧은 소설이지만 압도되는 글의 분위기와 몰입감, 그 무게가 참으로 무겁다.

무너진 삶 앞에서 다시 살아야 하는 이유까지 담백한 마무리 또한 아주 좋았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P72 내게 한 가닥 남은 공포심은 허무와 연결돼 있었다. 마지막 숨을 내뱉는 그 순간에 지금까지의 인생이 실패 그 자체였다는 걸 받아들일이게 될까 봐 두려웠다. 한순간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는 허무가 최후의 감정으로 남을까 봐 무서웠다.

P92 저 지독하고 악랄한 존재는 내 공포심의 산물이었다. 내가 두려워하는 감정이 그대로 투영되어 놈은 악어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