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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책, 독서일기
  • 달리는 강하다
  • 김청귤
  • 13,500원 (10%750)
  • 2024-08-20
  • : 2,400
최근 청소년 소설을 자주 찾게 된다. 일단 부담이 없고 술술 읽히며 그 깊이 또한 얕지 않다. 청소년의 눈 높이에서 읽힐 것을 고려하면 명확한 주제 전달과 난이도 조절이 되려 더 까다롭지 않을까 🤔
래빗홀의 <달리는 강하다>는 래빗홀ya 두번째 책으로 출간된 청소년 소설이다. 김청귤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이기도 하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좀비화 되고 할머니와 함께 살던 고3 강하다는 봉쇄된 도시에서 머무르길 선택한다. 엄마가 떠난 이후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하다는 할머니를 외면할 수 없다. '예비좀비' 할머니와 하다는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아파트에는 그들 외에도 미처 피신하지 못한 같은 반 친구 이은우, 10층 지혜 이모와 사랑이, 초등학생 지민이도 있다. 오지랖 넓은 하다 할머니 덕분에 그들과 차츰 '식구'가 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할머니의 마지막 사랑 현동 할아버지까지...괴로움을 떨치러 달리기를 시작했던 하다는 이제 그들을 위해 부지런히 달린다. 세상 밖으로!마트를 향해!
재난 소설이지만 마냥 절망적이지도 우울하지도 않은 건 하다의 성장과 그들의 연대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희망이란 게 거창할게 뭐 있겠는가. 곁을 내주고 기댈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것 만으로도 절망하지 않으며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 용기있는 하다의 달리기가 곧 희망이 아닐까.

이 책이 특이한 점은 등장인물부터 좀비화되는 악인 또한 두 약자라는 점이다. 세대 간 혐오와 특히 노인기피와 혐오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현 시대 사안이다. 더불어 새로운 가족의 재구성까지 쉽지 않은 주제를 매끄럽게 봉합한 것에 탁월함이 느껴진다. 유난스럽지 않은 뭉근한 온기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P96 시간이 흘러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서 할머니와 떨어졌지만, 오지랖 넓고 발도 넓고 정도 많은 할머니에게 사랑을 흠뻑 받은 나는 혼자서도 씩씩하게 지낼 수 있었다. 엄마를 이해하고 사랑하면서도 엄마한테 서운해하고, 화내고, 슬퍼하고, 엄마때문에 외로워하고, 체념한 후에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자라온 나라서, 엄마의 딸이 아니라 할머니의 손녀라서, 아기를 위해 무릎까지 싹싹 비는 아기 엄마를 돕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p219 '나를 낳고 키운 것도 엄마에겐 지긋지긋한 삶이었을까 ' 하는 생각이 습관적으로 들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우울한 생각 대신 은우에게 한 말을 떠올렸다. 우리는 피는 통하지 않았지만 매일매일 같이 밥을 먹는 식구이고 서로를 생각하는 가족이었다. 나에게는 애정을 주고 받는 가족이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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