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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책, 독서일기
  • 은랑전
  • 켄 리우
  • 16,200원 (10%900)
  • 2024-06-01
  • : 3,841
2011년 단편 <종이 동물원>으로 sf 및 판타지 문학계의 여러 상을 수상한 뒤 ,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잡은 켄 리우의 새 단편집이다. 500페이지의 준 벽돌책 두께만큼이나 무려 13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이번 책도 전작 <종이 동물원>만큼이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은랑전>은 영미권에서 출간된 2번째 공식단편집이다.)동 서양의 역사는 물론, 먼 미래의 지구와 우주를 비롯하여 현 시대를 꼬집는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낸 단편도 있다. 켄 리우의 소설적 배경은 현재를 넘어 전 시대와 차원을 아우른다. 디스토피아를 비롯한 난민, ai, 환경위기, 외계생명, 블록체인 등 이야기의 폭은 대중이 없다.

이번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단편은<추모와 기도>였다. 총기난사의 희생자였던 소녀와 남은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죽은 딸을 추모하고 총기사고의 재발을 막고 싶었던 가족은 디지털 복원을 하게 되는데 이를 향한 무차별적인 사이버폭력, 트롤링으로 인해 해체되는 가족의 이야기다. 익명성에 기대 타인을 향한 멸시와 조롱 , 악플과 밈등의 현상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13편의 단편 중 가장 현실적이며 소름끼친 소설이었다.

한편 또 다른 단편에선 3000억이 넘는 인간의 의식이 거주하는 행성이 있고 그 의식은 823543세까지 이른다. (일곱번째 생일)핵 폐기물을 소재로 먼 미래의 사람들에게 전할 메세지를 남긴 어느 행성을 연구하던 아빠와 딸의 이야기(메세지)를 다룬 두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난 뒤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미지의 우주와 거대한 시간의 흐름 앞에서 경이로움과 자유를 느꼈다.
켄 리우의 소설은 단순히 까마득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억겁의 시간이 지난 후에도 지속되어야 할 가치가 있음을 알려준다. 작가의 새로운 소설이 벌써 궁금해진다.



🔖P169 . 아무렴. 부처께서 가르치시길 세상은 환상이며, 우리가 그 환상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한 고통우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하셨어. 어차피 모두가 도둑이 될 운명이라면 세속을 초월한 규칙을 지키는 도둑이 되는 것이 낫지.

🔖p196 세상에 존재하는 차원은 너비와 길이와 높이 뿐이라고 생각하겠지. 허나 은랑아, 그건 착각이다. 넌 이때껏 종이 위로 개미로 살아왔지만, 진실은 그보다 훨씬 더 경이롭단다.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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