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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책, 독서일기
  • 랭보 서한집
  •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 14,400원 (10%800)
  • 2021-04-09
  • : 845
랭보가 글쓰기에 매진한 시간은 길게 잡아도 열다섯부터 스물한 살 무렵까지 6년이 되지 않는다.그의 시집<지옥에서 보낸 한철>은 그 시기에 출간된 단 한권이고 그 당시엔 배포, 유통의 마지막 단계조차 밟지 못했다고. 그 외의 작품은 랭보가 글쓰기를 그만두고 난 뒤 수소문이나 우연히 발견된 원고들 덕분에 출판될 수 있었다고 한다. 랭보는 과거의 작품에 관해 냉담하고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 랭보의 첫 책을 이 책으로 읽었던 내겐 여러모로 놀라운 점이 많았다.
과묵하고 비사교적인 기질을 가진 그가 편지쓰기를 즐겨했던 것 같지도 않았다고 추정되는 만큼 그래서 이 책이 나름 특별한 이유가 되겠다.
창작시기였던 1870~75년에 보낸 편지들은 랭보의 중학교 선생이었던 조르주 이장바르를 비롯 동료였던 시인 폴 드므니, 친구  폴 베를린, 에르네스트 들라에 등에게 보낸 것이다.  그의 창작 의지와 젊은 날의 열정과 치기등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앞서 말한 창작 시기의 편지뿐만 아니라 책 말미쯤 절필 이후인 1878~1891년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던 시절의 편지도 실려 있다. 주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이며  온전한 창작자로서가 아닌 인간 랭보의 다른 삶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편지엔 골수암에 걸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때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랭보의 사진과 편지의 원본, 그가 남겼던 편지속 데생과 지인(베를린)이 남긴 그림들이 실려있다. 시인 랭보와 그의 인간적인 면면을 좀 더 깊이 톺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이 랭보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봄.

🔖책 속 한줄

P57 지금으로선, 제 자신을 최대한 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시인이 되고 싶으니까요. 그러니 제 자신을 투시자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미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고통은 어마어마하지만 , 강해져야 하고, 시인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시인으로 인식했습니다.

P58 나라는 것은 하나의 타자입니다.나무가 바이올린이 되어 있다고 한들 어쩌겠어요. 자각없는 자들 따위, 자기네들이 전혀 모르는 것에 대해 궁시렁대는 치들 따위 알 게 뮙니까!

P68 제 말은 투시자여야 하며, 투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인은 모든 감각의 길고, 거대하며, 조리 있는 착란을 통해 투시자가 됩니다. 온갑 형식의 사랑, 고통, 광기, 그는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 자기 안에서 온갖 독을 길어내어, 거기서 정수만을 간직합니다. 모든 믿음을, 초인적 힘을 동원해야 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이지요, 거기에서 그는 누구보다도  위대한 환자, 위대한 범죄자, 위대한 저주받은 자가ㅡ 또한 지고의 학자가 됩니다! - 그는 미지에 도달하니까요! 그는 제 영혼을, 이미 풍요로운 그것을 누구보다 더 많이 경작했기 때문입니다!

📌읻다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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