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재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책을 고르다. 나름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2권을 집어들다 말고 리뷰아닌 리뷰를 쓰게된 이유는 하드카바 세트를 사서 읽는 중에 보급판 세트가 나와있는걸 나중에서야 알게되었는다는데 있음.(사족같지만 하드카바를 별로 좋아하지 않음. 흔들리는 전철이나 버스에서 읽기 불편하기만 함...) 이궁.. 5천원은 넘게 아낄 수 있었는데.. ^^;;
(2권을 마저 읽고 보충)
1663년 영국 옥스포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대로 다룬 픽션이다. 사건에 대한 견해만 다른게 아니다. 인물에 대한 묘사와 설명도 다르다. 혹여 라쇼몽을 떠올리는 분이 있다면(음... 최근 버전으로 보자면 성인판 빨간모자의 진실???일수도 있음.) 대충 비슷하다. 베이컨의 '4개의 우상'을 각각의 책에 대한 소제목으로 사용한 이유(마지막 4장-앤써니 우드의 증언 부분은 제외)는 각자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상당한 분량에다가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니 수시로 앞서 읽었던 부분을 찾아서 확인했던게 나만의 경우가 아니길 바란다.
살인사건을 바라보는 4명의 시선. 서로 다른 주장과 견해. 개인사적으로 얽히고 설킨 사연들, 분명한 사건이지만 단일한 결론에 이르지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요즘은 뭐라고 과목명을 하는지 모르겠음) 시간에 배운 지식만으로도 읽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듯. 다만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 느꼈던 고통(!)을 내심 즐겼던 분들이라면 당시 시대적, 철학적 배경을 잠시잠깐 떠올리는 것도 좋을 듯.
상세한 리뷰를 올리려고 했으나 스포일러가 있는 관계로 이쯤에서 줄임이 남겨진 독자를 위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막판 반전(?)은 기대해도 좋음. 재미있다는 거 한번 더 강조하면서리 이만 총총
*사족하나. 개인적으로 영문학을 전공한지라 첫번째 증언자인 마르코 다 콜라의 '영국인의 연극'에 대한 촌평은 상당히 재미있게 읽힌다. 이른바 신고전주의의 3일치의 법칙을 떠올리고 '희곡개론 ' 중간고사 시간에 답안지를 메꾸던 기억이 가물가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