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Just for Fun!!!
정서방 2005/01/3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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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공유되어야 한다는 '낡고' '위험한' 사상이 있다. 사적소유에 대한 철폐, 자본 및 토지의 공유. 신성한 노동의 해방 그리고…. 지금 감히 '공산주의'를 말하는 이는 거의 없다.(있다해도 별 씨알이 먹히지 않는다. 맑스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세상 한구석에서 아니 도처에서 '모든 것에 대한 공유'를 외치는 소리들이 부쩍 소리 높다. 그러나 차이는 있다. 과거의 것이 유형의 가치에 대한 소유의 철폐에 목소리를 높였다면 지금의 거센 목소리 들은 무형의 가치에 대한 소유의 철폐에 대한 것이다. 그 거대한 흐름 중에 하나가 바로 'open source'이다. 그리고 이 전세계적인 '지식정보 공유'에 대한 흐름의 한가운데에는 'Linux'가 있다.
리눅스라는 이름은 더 이상 생경하지 않다. IT관련 신문을 물론이고 어지간한 대중지(심지어는 대한민국 스포즈지에도) 한, 두번 쯤은 언급이 되었으니 말이다. <리눅스 그냥 재미로>는 이젠 유명해진 그리고 전세계 인구의 상당부분이 이용하는 운영체계(사실 자신들이 리눅스 서버에 접속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지만)인 리눅스의 창시자인 '리누즈 토발즈'라는 핀란드 출신 젊은이의 자서전이다.
자고 일어나보니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는 바이런의 경구는 리누즈에게도 적용된다. 그의 말마따나 '그냥 재미로' 만든 것이 2001년 현재 빌 게이츠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거대하게 성장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냥 재미로' 만든 것이기만 한 걸까? 결코 심각하지 않은 다소 무책임하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그냥 재미로'는 이 책을 관통하는 그리고 그의 생각과 행위들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이다.
리누즈 토발즈는 역사와 사회의 발전이 크게 3가지 요소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첫번째는 '생존'이고 두번째는 '사회적 관계' 세번째가 바로 '오락(재미)'이다. 그의 이러한 견해가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용어로 정리되고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활동한 (지극히 개인사적일 수도 있는)자신의 영역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자신의 영역밖으로 넘어간 '리눅스'와 '오픈소스'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것일 뿐이니까 말이다.
먹고 사는 방편 때문에 컴퓨터라고 하는 물건과 밀접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입장인 나로서는 그의 주장이나 살아가는 과정이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다. 흔히 해커라고 일컬어지는 '괴짜 집단'의 속성이 그에게서도 여실히 드러난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하거니와 극도로 개인주의적일 수도 있는 그의 사상이 어떻게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 조화를 이루며 발전되었는지를 본다는 것은 그런데로 재미있는 일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모두가 리차드 스톨만 일수는 없고 모두가 그의 사상에 동조할 수는 없다. 더더군다나 경제적인 이유로 부침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마당에서 오픈소스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말만 상찬인 허당일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찬 뿐일수도 있는 허당을 실재하는 현실로 만들어낸 주역의 목소리를 한 번 들어보자. '그냥 재미로' 말이다. Just for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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