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엄청난 명성 덕분에 동네 만화방을 다 뒤졌다. 간신히 찾아내어 설렘 속에서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별 느낌 없었다. 내가 너무 기대한걸까a
빛과 어둠, 흑과 백, 동전의 앞면과 뒷면, 열림과 닫힘. (1,2권을 <뒤의 앞><앞의 뒤>라고 이름 지은 것은 분명 재치있는 발상. 그러나) 이 복잡다난하고도 어려운 철학적 명제는 읽는 이의 지적 허영을 채울만큼만 언급되는 소재로 소진된다. 사실, 이 소재가 이 만화의 중심으로 떠오를만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
2권의 만화로 더구나 저렇게 복잡한 이야길 풀어나가려는 자체가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여러가지 레이어들을 모아 이루었다고 하지만, 그만큼 중심 주제나 소재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는 셈.
하지만 거미줄로 표현된 권력과 규율(이었나? 기억 안남 -_-;;)의 구조, 그 중심의 無, 일상과 일탈에 대한 작가의 주절거림 등에서 꽤나 머리 아팠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그냥 그저 읽혀버린 것이 아쉬을 정도였지만, 이 나라에서 이 정도의 만화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사실 흔치 않은 일이지 싶다.
ps. 히이사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야오이든 일반 순정이든, 전지전능한데다 매력적이고 무조건적인, 모든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