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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곰팡이

1975년 출간된 이 책은 나와 나이가 같다. 몇몇 페미니스트 서적들이란 걸 읽어보면서 내가 늘 놀라는 것은, 그것들의 출간일이 대부분 나의 출생년도 근처라는 것이다. 그리고 경악할 일은 출간일로부터 30여년이 지난 21세기에 그것들을 읽으며 나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감한다는 사실이다. 끔찍하지 않은가. 30여년간 도대체 뭐가 변한걸까.

<아주 작은 차이> 역시 그렇다. 알리스 슈바르처가 interview한 이 책의 출연자(?)들은 바로 나이고, 내 어머니이고, 내 주변의 넘치고 넘치는 여성들이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덮쳐오는 슬픔과 분노와 갑갑함 때문에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쪽팔려서 울었다고는 못하겠다. -_-;;; )

이래저래 어려운 말들만 주절거리는 대단한 이론서보다, 아주 구체적인 예시들을 보여주며 읽는 사람을 이해시켜주는 훌륭한 책이다.

그러나, 알리스 슈바르처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아니, 그녀도 그러길 바랄것이라 믿는다.) 나는 이 책이 그만 스테디셀러의 왕좌에서 내려와 이 우주에서 사라졌음한다. 언제쯤이될까. 몇 세대 후에야 이 책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웃어버릴 수 있을까.

 

ps. 내가 페미니즘에서 언제나 경계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남성을 상대로 싸우는 전쟁으로 변질되어버릴 가능성이다. 물론 이제와 그런 뒷북을 칠 사람은 없으리라 믿고 싶지만, 여튼 이 책의 사례들을 훑다보면 위의 가능성이 더욱 농후해지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알리스 슈바르처가 본문에서 밝히고 있듯 (아..어딘지 도저히 못 찾겠음. -_-;; ) 그런 오해를 하지는 말았음 하는 작은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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