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닭의 미래』
양안다의 4월
시의적절 시리즈
난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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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적절 4번째 시리즈.
시인 양안다가 매일매일 그러모은 4월의, 4월에 의한, 4월을 위한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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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읽는 사람에게 웃음을 짓게 하는 문장, 따뜻함을 전해주는 문장, 깊이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깊이가 느껴지는 문장, 그런 것을 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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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고 기대했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기. 혼자 웃다가 혼자 울다가 나오기. 봄에는 봄노래를 들어야지. 질리지 않는 노랫말을 따라 불러야지.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하기. 볕 잘 드는 벤치에 앉아 조금 졸아야지. 버스를 타고 먼 곳으로 가보기. 마음에 드는 정류장에서 내리기.
- 4월 1일 단상. 거짓말하기 좋은 날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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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식물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빛이라고 말했다
무성한 잎과 가지 사이를 걸으면 빛이 구부러진다고
유리에 번지면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당신이 말했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아름다운 법인가요?"
옛날 아주 먼 옛날부터 빛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대요 수학자들은 빛의 무게를 계산하고 화가들이 빛의 모습을 그리려는 동안 종교인들이 빛을 찬양하였지요
나는 마음의 무게를 가늠하고 있었다
빛이 나를 통과하고 있나요?
투명하게 웃는 법을 익히고 싶었어요.
-4월 4일 시. <전염과 반투명>p26
📝 언젠가 그늘이 빛을 덮듯 이별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것은 빛이어야 하는 것일지. 빛이 통과한 투명했던 마음이 그늘져도 아주 깜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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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서서 퇴원하는 사람을 바라본다 그는 누군가의 동생,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친구이겠으나 우리는 그에게 무엇이라고 이렇게 소매를 적시고 있나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요, 누군가가 귓속말을 속삭이고 사라진다 꽃줄기를 씹어 먹던 중환자들이 동시에 우릴 쳐다보는데
탈출한 사람보다 가라앉은 사람이 더 많다는 소식을 들은 그 계절, 초행길이라며 방향을 묻는 아이의 슬픔에 개입했다가, 그 누구도 미래 날씨를 예측할 수 없어요, 말해주었다 그것이 우리 지옥의 수기였다.
--<악어> 중에서P93
📝세월호 이야기. 많은 시인이 추모 시를 쓰고 발표했지만 작가님은 단 한번도 추모 시를 쓰지 못했고 죄책감으로 남아있었다고. 그리고 꿈 속 바다에서 기어오는 악어를 보며 무척 반가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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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나의 귀를 멀게 만들까봐 두려웠다. 너의 소란이 나에게 다른 마음을 심을까봐 두려웠다. 이런 마음을 너에게 고백한 적이 있다. 너는 우리가 같음 마음을 꿈꾼다고 말했다. 너는 소리지르고 내 이름을 부르면 달려가고······나를 혼란 속에 버려두면서.
-개나리와 폭포 P105
📝과거 수많은 개나리 사이의 폭포를 발견한 너였기에, 꿈에서 개나리를 꺾어 너에게 주지만 나는 어둠속에서 폭포소리만 들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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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라는 달이 시인에게 가슴아픈 달은 아니었을지. 전체적으로 시인은 잊지 못하는 한 사람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글을 쓸 때마다 자꾸 생각나는 것 같았다. 4월을 떠올리며 글을 쓰는 게 힘들었을지 찡했을지 좋았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시가 좋았고 앞으로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 자신이 읽고 싶은 시를 쓸 것이라 했는데, 자신과 비슷한 감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어떤가. 달걀처럼 깨지기 쉬운 사람이라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닭이 될 수 있을지도 ^^
#달걀은닭의미래 #양안다 #4월 #시의적절 #난다 #읽을거리 #독서 #시집 #에세이 #서평
기대하고 기대했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기. 혼자 웃다가 혼자 울다가 나오기. 봄에는 봄노래를 들어야지. 질리지 않는 노랫말을 따라 불러야지.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하기. 볕 잘 드는 벤치에 앉아 조금 졸아야지. 버스를 타고 먼 곳으로 가보기. 마음에 드는 정류장에서 내리기.
- 4월 1일 단상. 거짓말하기 좋은 날 P12- P12
당신은 식물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빛이라고 말했다
무성한 잎과 가지 사이를 걸으면 빛이 구부러진다고
유리에 번지면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당신이 말했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아름다운 법인가요?"
옛날 아주 먼 옛날부터 빛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대요 수학자들은 빛의 무게를 계산하고 화가들이 빛의 모습을 그리려는 동안 종교인들이 빛을 찬양하였지요
나는 마음의 무게를 가늠하고 있었다
빛이 나를 통과하고 있나요?
투명하게 웃는 법을 익히고 싶었어요.
-4월 4일 시. <전염과 반투명>p26- P26
정원에 서서 퇴원하는 사람을 바라본다 그는 누군가의 동생,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친구이겠으나 우리는 그에게 무엇이라고 이렇게 소매를 적시고 있나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요, 누군가가 귓속말을 속삭이고 사라진다 꽃줄기를 씹어 먹던 중환자들이 동시에 우릴 쳐다보는데
탈출한 사람보다 가라앉은 사람이 더 많다는 소식을 들은 그 계절, 초행길이라며 방향을 묻는 아이의 슬픔에 개입했다가, 그 누구도 미래 날씨를 예측할 수 없어요, 말해주었다 그것이 우리 지옥의 수기였다.
--<악어> 중에서P93- P93
너의 목소리가 나의 귀를 멀게 만들까봐 두려웠다. 너의 소란이 나에게 다른 마음을 심을까봐 두려웠다. 이런 마음을 너에게 고백한 적이 있다. 너는 우리가 같음 마음을 꿈꾼다고 말했다. 너는 소리지르고 내 이름을 부르면 달려가고······나를 혼란 속에 버려두면서.
-개나리와 폭포 P105- P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