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윤경 옮김, 다산북스, 2021
직업이 없을 땐 ‘어디에서’ 일해야
하는지 묻거나,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입사 후에는 종종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도 고민했으나, 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만 궁리했다. 정작 중요한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는
숙고하지 않아 누군가가 내게 ‘왜,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묻는다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없다. 그저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일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일한다’는 변명 같은 답을 내놓을 듯 하다.
교세라 그룹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저서 <왜 일하는가>는 내게 변명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심사숙고하라고 일침을 놓는다. ‘왜
일하는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그 일을 통해
당신은 무엇이 되길 꿈꾸는가?’라고 묻고, 자신이 일을 통해
깨달은 ‘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전한다.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고 다짐하라.
모두와 함께 일하고 기쁨을 나누어라.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다른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어라.
남을 배려하고 자상하게 행동하라.
성실하고, 정직하며, 겸허하게 노력하라.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욕심을 버려라.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지녀라.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
(267쪽)
교세라 창립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극심한 경기 불황기에 대학을 졸업 후 고압초자를 제조하는 쇼후공업에
입사한다. 하지만 쇼후공업은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할 만큼 경영난을 겪고 있어, 함께 입사한 동기들은 모두 1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 신입사원 이나모리 가즈오도 쇼후공업을 떠나고자 일본 자위대 간부후보생에 지원해 합격한다. 본가에 있는 형은 교수의 소개로 입사한 회사에 1년도 참지 못하는
것에 화가 나 입학절차에 필요한 호적등본을 보내주지 않아 입학하지 못하고 쇼후공업에 남는다.
동기들이
제각기 영리하고 민첩하게 제 살 길을 찾아 회사를 나갔음에도 나만 갈 곳이 없어 홀로 회사에 남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순간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불운과 시련은 내게 일에 전념하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그것을 통해 나는 내 인생을 새롭게 바꿀 수 있었다. 쇼후공업에서의
시간은 가혹한 운명이 아니라 신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어떠한 역경에 부딪혀도 우직하고 성실하게
맡은 일을 해나가는 것, 이 경험이 지금의 나를 키운 최고의 힘이자 영세기업 교세라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세운 토대가 되어주었다.(62~63쪽)
신입 연구원 이나모리 가즈오는 상사도 없이 혼자 세라믹으로 만든
고주파 절연재료를 개발하라는 임무가 주어진다. 일본에서 참고할 문헌도 없고, 연구비도, 연구 설비도 없는 가운데 연구를 진행해야 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주변의 동정 어린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금
내가 맡은 일에 열중하자’는 마음으로 연구에 몰입해 ‘파인세라믹’을 개발한다. 이후 ‘교토세라믹
주식회사’를 설립해 독립하고, 지금은 임직원 7만 5천명에, 매출액 16조원의 ‘교세라’ 그룹으로
키워낸다.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지 않으면 아무것도
실현하지 못한다. 이것은 단지 일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철칙이다.(129쪽)
지시한 대로만 일하지 마라. 스스로 타오르지 않고 끌려만 다녀서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설령
일을 마무리했다고 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114쪽)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아무리 컴컴한 어둠 속에서도 반드시 길이 보이는 법이다.(98쪽)
많은 사람이 일이나 인생에서 “나는 할 수 없어”, “그건 내 능력 밖의 일이야”라는 말을 쉽게 한다. 현재 자신이 지닌 능력만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인간의 능력은 반드시 미래를 향해 성장하고 발전하기 때문이다.(169쪽)
하루하루 내딛는 걸음은 굼뜨고 어설퍼
보이지만, 그것이 꾸준히 쌓인다면 발전은 무한히 커지고 그 결과 남들이 넘보지 못하던 정상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고, 교세라가 그랬듯이 말이다.(258쪽)
무언가 한 가지 일을 시작했다면
그 일을 성공할 때까지 해내는 자세, (…) 더는 안 되겠다고 한계를 느껴도
그때를 마지막이라고 여기지 마라. 오히려 그 순간을 다시 시작하는 새 출발점이라 믿고, 성공을 손에 넣을 때까지 정진하라.(177~178쪽)
인간은 실패와 실수를 되풀이하며
성장한다. 실패해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 실패도 하고 반성도 하면서, 그것을 교훈 삼아 새로운 행동에 도전하라. 그런 사람만이 설사 궁지에 몰리더라도 나중에 반드시 성공을 이룰 수 있다.(184~185쪽)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평 불만하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주어진 일에 몰입한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몰입을 통한 성장과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쌓은 작은 성공이 모여 오늘의 교세라가 되었고, 대기업이 된 이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고백한다.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실수를 교훈 삼아 포기하지 않고 ‘되풀이’한 것이 성공의
바탕임을 강조한다.
극심한 불경기에 취업한 스물 세살의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후 고도성장기를 맞이해 그의 도전은 재기의 기회라도
있었지만, 저정상 혹은 역성장 시기인 지금은 재기의 기회가 없어 도전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불황기 이후에 호황기를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이는 결과론적 해석에 불과하다. 재기의 기회가 도전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끝없는 불황의 터널에 있다고 해서 ‘일의 의미와
목적’ 마저 버릴 필요가 없다.
“교세라는 5년, 10년 앞을 내다보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5년, 10년처럼 경영합니다.”
내가 장기 경영 계획을 세우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는 뜬구름을 잡는 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는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이야기는 대개 거짓으로 끝나기 때문이다.(166쪽)
단기간의 실천 목표를 세우지만, 가야 할 곳은 언제나 높아야 한다. 나는 항상 목표를 세울 때는
‘자신의 능력 이상의 것’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운 목표를 미래의 어느 시점에 달성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다.(168쪽)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해내고,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고, 현재 상황을 개선하려고
늘 머리를 짜 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장기적으로 보면 놀라울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 그것은
현재 상황에 싫증 내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을 꿈꾸고, 날마다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기도 하다.(238쪽)
<왜 일하는가>는
‘왜 일하는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에 대한 답변보다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에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어, ‘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일의 의미와 목적은 스스로 찾는 것임을 유념하면 스스로 찾은 일의 의미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있다.
“낙관적으로 구상하고, 비관적으로 계획하며, 다시 낙관적으로 실행한다.”(253쪽)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