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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소련 붕괴 후 유럽의 파시즘에 대한 분석은 시간적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2000년대 초반의 분석으로는 극우 정당이 주류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 환경의 지도가 많이 달라졌다.
주류가 분명 우경화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미국에도 마찬가지로 적용 가능한 부분이다.

각국 정부와 주류 정당들은 1970년 이후 서유럽이 직면한 새로운 문제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들은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1946)식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전후 호황기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이제는오히려 위험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정부대로 강력한 경쟁주의적 압력을 가하는 유럽과세계의 떠오르는 시장에서 혼자만 떨어져 나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힘이 되었던국가가 이제는 평범한 유럽 시민들의 손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을만큼 거대한 유럽연합(EU)이나 세계 시장에 떠밀려 그 권위를 일부상실하기 시작한 것이다.
복지 프로그램은 이제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신규 고용시 주어야 할 혜택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세입은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복지국가가 외국인들까지 돌보아주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었다.- P409
1945년 이래 서유럽에서 ‘파시즘의 유산‘이 존재한것은 사실이며, 1980년 이래 정상화되었으나 여전히 인종주의적성향을 띤 새로운 세대의 극우 정당들이 지방과 중앙 정부에 소수정당으로 참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후 유럽의 상황이 너무나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고전적 파시즘을 직접 계승한 극우 정당들이 크게 세력을 떨칠 여지는 크지 않다.- P423
소련을 계승한 동유럽 국가에서는 1989년 이래 어디서나 극우운동이 출현하였으나,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세력이 미약했다. 그러나 우격다짐으로 도입한 민주주의의 부작용과 경제적 압박은 계속되는 영토 분쟁이나 소수민족의 불만과 더불어 극우 세력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그러나 당장은 유럽연합(EU)에 합류하려는 열망 때문에, 대부분의 동유럽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불완- P425
전한 상태로나마 필수적 전제로 받아들인다. 대안으로 내세우는 순수 민족주의는 그 끔찍함은 구 유고슬라비아 지역에서 선명하게입증된 바 있다. 주변부의 소수 세력에게 호응을 얻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P426
라틴 아메리카 독재 정권들을 파시즘이라는 시각에서 평가하는것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헛된 꼬리표를 다는 정도에 그쳐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가 작업을 통해 고전적 파시즘의 이미지가 더욱 선명해질 수도 있다. 비교를 제대로 하려 다양한 차원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유사점으로는 독재의 메커니즘, 선전과 이미지 조작의 기술, 조합주의경제 조직 같은 특정 정책을 자주 차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회·정치적 배경 그리고 이 정권들이 사회와맺고 있던 관계의 성격을 살펴보면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외과용 메스는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라틴 아메리카는 그 메스로 수술하는 대상이 유럽의 경우와는 달랐다.- P441
일본 정부는 파시즘을 취사선택해 받아들인 셈이었다.
국가 행동에 의한 ‘선택적 혁명‘을 통해 조합주의적 경제 조직과대중 통제의 수단을 일부 취하는 한편, (모방한 것이기는 하지만)명백하게 파시즘 운동의 성격을 띤 무질서한 대중 행동주의는 억압했던 것이다.- P446
알 카에다나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을 파시즘이라고 부르고 싶은 유혹에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는 이들이 제 기능을못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운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통적인 위계 사회에서 일어난 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단결은 에밀 뒤르켐 식으로 표현하자면 기계적이라기보다 유기적이다. 게다가 이들은 ‘자유주의 제도를 포기‘ 하지도 않았다. 애초부터 자유주의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456
파시즘을 제대로 인식하려면 셔츠 색깔을 보거나 20세기 초반 체제적인 국가주의적 생디칼리스트들이 내세운 구호의 메아리를 찾아볼 것이 아니라, 과거에 파시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극단적인 민족주의적 선전 구호와 증오 범죄처럼 잘 알려진 경고 표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않다. 파시즘의 단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면 위기에 직면한 정치적 교착 상황에서 나타나는 불길한 경고 표지를 더 많이 읽어낼 수 있다. 이때는 위협을 느낀 보수 세력이 적법 절차와 법의 지- P458
배를 포기할 태세를 갖추고 더 강한 동맹 세력을 찾아 헤매며, 국가주의적이고 인종주의적인 선동을 통해 대중의 지지를 얻고자 한다. 보수파들이 파시스트들의 정치적 테크닉들을 빌리기 시작하고파시스트들의 결집된 열정‘에 손을 내밀며 파시즘 추종 세력을흡수하고자 할 때 파시스트들은 벌써 권력에 아주 가까이 접근한것이다.- P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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