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慈善堂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고 한다. 남에게 권하고 싶은 책과 자신만 알고 권하고 싶지 않은 책. 위험한 시장은 분명 후자에 속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이책은 90년대 후반 동아시아와 이머징 마켓의 금융위기(IMF)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하여 태국 등아시아, 멕시코 등의 중남미, 러시아 등에서 발생한 외환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고 대안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분석하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간 외환위기를 다룬 많은 책이 발간되었으나 이책의 깊이와 문제의식 그리고 대안제시를 능가하는 책은 없는 것 같다. 특히, 피해자인 한국인의 관점이 아니라 외환위기 해결사였던 저자의 냉정한 시각과 세계 각국을 아우르는 글로벌한 분석은 독보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책이 고전의 반열에 속할 수 있는 이유는 두가지로 생각된다.

1) 금융위기 이후 한국 사회는 본질적으로 변화했으며 글로벌 경제체제와 분리될 수 없는 근본적 변화를 겪었다는 점. 그 변화를 촉발했던 대위기에 대한 냉정한 기록과 성찰로서 후일 역사가들이 참고해야 할 책으로 보인다.

2) 아직 외환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90년대 후반 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은 BRICs와 이머징 마켓 신흥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들로 멋지게 부활했다. 반면, 베트남, 아이슬랜드, 동유럽 등은 08년 다시 외환위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환 위기는 저자도 말했듯이 최대의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외환위기가 영미 금융 제국의 음모인지 금융 자유화와 경제 개방 과정에서 한번쯤 거쳐야 하는 홍역같은 병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한국 금융업이 가야할 길은 분명하다.

한국에서 다시는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굳건한 방어가 가능한 토대를 쌓은 후에, 우리의 경험을 살려 후발 위환 위기국가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아햐 한다. 그것이 한국 금융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국부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다시 한번 펼쳐질 새로운 금융 전쟁 시대에 반드시 지참하고 거듭 읽고 고민해야 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