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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 "Lose Yourself"(Eminem)
한 청년이 있다. 전재산이나 다름 없는 자동차는 옛 애인에게 줘 버리고, 트레일러에 세들어 사는 어머니는 자기 또래의 남자와 동거중이고, 월세는 잔뜩 밀려 있고, 처음 나간 랩 배틀에서는 '흰둥이'라는 조롱에 입 한번 못 떼 보고 물러 나오고, 같이 어울려 다니는 친구는 총기 사고로 다치고, 새로 사귄 애인은 자기 친구와 바람이 나고.....
그래도 보라! 저 사진에서 그 청년은 여전히 깨알같은 글씨로 랩 가사를 쓰고 있지 않은가! 랩 배틀에서 이긴 뒤, 태연히 공장에 야근하러 돌아가는 그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랩은 저 사람의 모든 것이자, 삶의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꿈이니, 희망이니 모두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질 때 한번 보기를! 그리고, 만일 나에게 MIC가 온다면, 어떤 독설과 야유와 분노를 뿜어낼 지도 상상해 보기를! 현실에 질식되어 죽지 않을 힘, 그거라면 MIC를 잡을 자격이 중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