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대의 여러 사상들 가운데 들뢰즈 사유의 위치를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들뢰즈의 사유를 나름대로 소화하면서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철학을 단지 '학문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한 우리의 지적 풍토에서, 들뢰즈의 철학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를 새롭게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저작이다.
몇가지 흠이 있다면, 일단 출판사 자체의 무성의함을 들 수 있겠다. 책 전체에서 편집과정에서 기초적으로 걸러져야 하는 오 탈자의 수가 부지기수이다. 심지어는 문장의 맥락이 깨지는 부분도 있었다.
또 한가지는 번역상의 문제이다. 들/가의 책들이 거의 대부분 번역이 되어 있고, 그에 대한 논의가 어느 사상가보다도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역자는 자의적(?)인 번역 용어를 택하고 있다. 가령 vertual의 경우 현재 대부분의 역서에서는 '잠재적'으로 번역함에도 불구하고(이는 현실(태), 가능(태), 실재 등의 용어와 관련해서 들뢰즈 사상의 핵심적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가상적'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역자의 그 어떤 설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같은 부분을 수정한다면, 들뢰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상당히 유용한 책이 될 것이며, 들뢰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내용은 상당히 좋으나, 번역과 편집은 다소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