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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지붕집의 다락방
  • 시원스쿨 기초 영어법
  • 이시원
  • 11,700원 (10%650)
  • 2009-07-29
  • : 15,450

나는 한때 토익 고득점자였다, 한동안 영어 공부를 쉬었던 터라 단어는 많이 까먹었지만 두달 전에 본 토익시험에서도 L/C파트는 만점을 받았다. 영어 듣기에는 늘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영어 말하기에는 영 자신이 없었다. 회사에서 상사분들이 내가 입사할 때 냈던 토익점수를 보고 영어를 매우 잘 할거라는 착각을 하시며 외국인 손님이 우리 병원에 오면 병원 라운딩을 하며 소개 좀 해보라고 쿡쿡 찔러대곤 하셨다. 하지만 그때마다 온갖 핑계를 대며 어학연수나 유학을 다녀온 다른 선배들에게 일을 떠넘기며 그 자리를 피하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난 빈껍데기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곤 생각했다. '언제쯤 영어회화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언제부턴가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피하다간 평생 영어의 압박에서 못 벗어날 것 같다. 영어를 정복해버리고 자유로와지자!'였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여전히 난 이따금 외국인들이 길을 물어볼때면 진땀 흘리며 손짓발짓 섞어서 길을 알려주곤 하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만난 이 책이 바로 '시원스쿨 기초영어법'이다. 책 표지 맨 위에 적힌 '초등학생부터 60대노인까지 귀와 말문트기'란 글귀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그렇다, 난 영어말하기에 있어서는 초등학생이나 60대 노인과 똑같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때 토익 고득점자'라는 허울뿐인 타이틀은 버려버리고, 처음 말을 배우는 아이처럼 영어를 내뱉어보기로 다짐하고 이 책을 폈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영어공부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1. 단어를 외우고

2. 어떻게 연결하는지 배우고

3. 빨리 연결할 수 있도록 반복한다

이게 전부다. 저자는 이것만 하면 영어를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것 모두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동안 워낙 많은 영어공부책에 데였던(?) 터라,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펼쳤다.

 

어라? 첫장부터 너무 쉽다.
1강제목이 I drink(나는 마셔)다. 문법 설명은 달랑 두 줄, 요점만 정확히 짚어주고 간단히 끝내는 시원선생.
그 다음부터는 독자가 직접 크게 읽고 해석하는 연습문제(?)들이다.
'문제'란 표현을 쓰기가 머쓱할 정도로, 책의 표현에 따르면 '붕어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I drink. You drink. He drinks. She drinks. Siwon drinks. We drink. I give. You give...." 이런식으로 이어지는 문장들을 크게 읽고 그 뜻을 머릿속에서 즉각적으로 해석하는 연습을 했다. 그 다음에는 한글로 된 해석을 읽고 1초만에 바로바로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했다. 누구나 아는 쉬운 단어들로 구성된 터라, 쉽게쉽게 내 입에서도 영어가 술술 나오는 게 참 신기했다. 별것 아닌것 같은 짧은 문장들이지만 내 입에서 자신있게 영어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니 스스로가 대견했다.
 

이렇게 간단하게 시작된 문장들은 뒤로 갈수록 점차 길어졌다. 하지만 그 전 단계에서 기초를 탄탄하게 쌓아둔 터라, 하나씩 덧붙여가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어려움보다는 오히려 점차 더해지는 작은 도전들을 해내며 얻는 기쁨과 자신감이 더 컸다.

아직 이 책을 전부 읽지는 못했지만, 매일매일 이렇게 한 강씩(한 강이 4~5장밖에 안되는 부담없는 분량이란 것도 이 책의 큰 강점이다) 해나가다보면 우연히 외국인들이 길을 묻는다던가, 외국여행을 가서도 자신있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란 기대감과 확신이 든다.

'그래도 내가 영어공부한 지 벌써 몇년째인데 어떻게 이런 초보적인 책을..'이란 부질없는 자존심따위는 던져버리고 이 책 잡고 큰 소리로 따라하며 영어 말문을 트길 바란다. '왜 이런 영어 공부법이 이제야 나왔을까'란 안타까움을 느낄 정도로 쉽고 간단한, 그러면서도 영어로 확실히 말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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