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공부해서 뭐해. 성적이 이 모양인데... 난 정말 아무것도 안 되나 봐. 뭘 하려고 해도 다 망했어. 이번 시험은 이제 아무것도 기대 안 해.' 고1 첫 중간고사 이틀차 시험을 치른 아들이 보내온 이 카톡메시지는 제 가슴을 아프게 찔렀습니다. 지난 달 첫 모의고사 성적도 굉장히 좋았고, 학원에서도 인정받으며 성실히 준비해온 아이였기에, 아들의 이런 이야기가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꺾여버린 자포자기 마음 속 비명처럼 들렸습니다.
한편으로는 뭐라고 대답해줘야할지 막막하더라구요. 저야 40여년의 삶을 살면서 한 과목 망친 걸로 인생 끝이 아니고 앞으로도 인생에서 힘든 일들은 계속되며 그때마다 매번 도망가거나 피해서는 안된다고 설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 나름대로 여러 해결책을 제시하고 본인이 직접 선택하게 해야 할까 하는 조급함도 있었습니다.
이런 복잡한 심정으로 마주한 <공부는 멘탈이다>는 부모로서 제 코칭 태도를 재점검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 진짜 이유가 지능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불안, 비교, 좌절 같은 감정의 무게 때문이라고 단언합니다. 아들의 무력감 섞인 메시지는 사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만든 심리적 방어 기제였던 셈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신뢰하면 지원하게 되지만 믿음이 없으면 자기도 모르게 감시나 훈수를 두게 된다는 지적 또한 무척 뼈아팠습니다. 그동안 제가 적합한 해결책이라 믿으며 건넸던 여러 조언들이, 아들에게는 부모의 불신과 또 다른 압박으로 읽혔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이제는 아이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려는 매니저가 아니라, 아이의 불안을 함께 견뎌주는 든든한 조력자로 제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야 함을 절감합니다. 공부를 지속하게 만드는 힘은 결국 부모와 아이 사이의 연대감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일단은 제 자신부터 조급함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시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인생의 교훈을 설파하거나 성급하게 대안을 던지기보다, 함께 원인을 돌아보며 아이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숨 쉴 틈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멘탈 코칭임을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달았습니다. 책상 앞에서 무너지는 아이를 보며 함께 애태우는 모든 부모님께, 그리고 아이와 진정한 연대를 꿈꾸는 분들께 명쾌한 길잡이가 되어줄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