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과 나란히 앉아 대화할 시간이 예전만큼 넉넉지 않습니다. 각자의 일상이 바빠지다 보니 어느덧 우리의 대화는 "000 했니?", "셔틀버스 늦지 않게 5분전에는 나가라" 같은 확인과 지시 위주의 체크리스트 같은 대화로 채워지곤 했습니다. 효율적인 소통일지는 모르나, 마음과 마음이 닿는 온기는 조금씩 식어가는 것 같아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습니다. 문제 해결 이전에 감정을 이해하는 대화, 그리고 내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은 간절함으로 <마음의 대물림>을 펼쳤습니다.
특히 최근 첫 중간고사를 치르며 무력감을 호소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엄마인 저 역시 길을 잃기도 했습니다. '노력해도 결과가 안 나오고 이번에 쉬운 시험도 망쳤으니 기말고사는 잘 볼리가 없다, 공부를 아예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아들의 카톡 메시지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실 누구보다 잘해내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속상함의 역설적인 표현이었습니다. 이 책은 부모의 감정이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지금 그 생각은 틀렸다거나 해결 방법들부터 제시하고 싶은 조급함을 꾹 누르고, 이 책에서 배운 대로 먼저 공감과 지지의 표현을 하고 말하기보다는 듣는 편을 택했습니다. 부모 자녀 관계에서는 문제 해결 이전에 감정의 연결이 선행되어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음악학원에서 2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며 수많은 아이와 부모님들을 만나온 저자는 아이를 바꾸려 애쓰기보다 부모 내면의 미해결된 불안과 먼저 마주할 것을 권합니다. 책의 끝 부분인 '부모의 마음에도 아이가 살고 있다'는 대목에서 저의 완벽주의나 조급함이 아들에게 어떤 무게로 대물림되고 있었는지 돌아보며 제 감정을 스스로 이해하는데 시간을 쓰게 해 주었습니다. "불안하면 더 열심히 공부해라"라고 훈계하는 대신, 아들이 느끼는 좌절의 무게를 온전히 공감해주며 "괜찮아, 지금은 슬퍼도 돼. 그냥 멍하니 있어도 돼."라는 말들을 해보았는데... 오히려 거기서 아이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말들을 멈추고 다시 현실을 바라보며 다음날 시험 과목을 공부하더라고요. 입시라는 폭풍우 속에서 부모인 제가 먼저 마음의 여유와 멘토와 같은 마인드를 회복할 때, 아들도 비로소 자신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안함과 조급함을 내려놓고 공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저를 일깨워준 이 책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부모님들께도 따뜻하고도 명쾌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