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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그렇게 카레를 좋아했어. 카레를 한 솥 끓여놓으면 지겨워하지도 않고 연속으로 몇 끼나 먹었어. -137쪽

(…)

아까 카레 있잖아요. 남자가 불쑥 입을 열었다. 영훈이는 카레 싫어했어요.
영훈이가 카레를 싫어했다고? 그걸 네가 어떻게 아니?
학교에서 점심으로 카레가 나왔을 때 그걸 바닥에 버리고 저더러 핥아먹으라고 했어요. 자기는 집에서 카레를 너무 많이 먹어서, 카레만 보면 토가 나온다고. 이제 기억이 나네요. -138쪽


 

_매일 점심 먹으러 가는 식판집에 카레가 나왔다.
카레를 먹는 동안 아침에 읽었던 이 문장이 생각났다.

무엇이 진실일까?

책을 읽는 동안 '아주머니'의 아픔이 전해져왔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심정.

누가 뭐래도 그 아이는 한 엄마의 소중한 아이였으니까.
또 한 사람, '남자'의 사연도 이해가 되었다. 살아 있으나, 그 역시 죽은 존재나 다름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누구의 잘못이 더 큰 걸까?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일까?

'아주머니'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아픔을 진짜로 알 수는 없을 것이다.
'남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도 그 고통을 다 안다고 할 수도 없겠지.

하지만 그 결과는 그것이 최선이었을까?​ 어쩐지 그렇다, 라는 쪽으로 자꾸만 생각이 기울어지는데...

그 기울어지는 마음은 '아주머니'가 경찰서에서 질러대는 소리 때문이었다.

그 전에는 이상하게도 '아주머니'보다 '남자'의 삶이 더 억울하다, 는 쪽이었는데...​

아무튼 그럼에도 '남자'의 삶이 너무 안 됐다, 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사람 마음을 이랬다저랬다, 하게 만드는, 묘한 작품이었다.

진실은,

아마도,

모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안 좋게 끝나? 여자가 물었다.

너는 어떤 게 좋아? A, 약간 짧지만 완벽하게 기승전결이 되고 아련한 마음으로 헤어지는 인연. B, A하고 똑같은 기간을 보낸 다음에 조금 더 시간이 추가되는데 끝날 때 굉장히 안 좋게 끝나는 관계.

시간이 얼마나 추가되는데?

글쎄, 하루 정도라면?

그렇다면 A지. 하루 차이가 뭐 중요한가. 다 끝나더라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게 중요하지.-87쪽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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