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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좀 미친 듯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하루 한 권까지는 아니지만, 시간 나는 대로 책을 읽고 있지요. 왜냐, 재미있는 책이 너무 많은 거예요.ㅠ 책만 읽을 수는 없는데, 책을 놓을 수가 없지 뭡니까. 혼자 그 재미를 보기엔 책들에게 미안해서 요즘 읽기 좋은 책들 소개해봅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저를 전적으로 믿진 마세요. 하하하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 아일랜드 작가의 책을 기다리셨을 것 같아요. 읽고 나면 따듯해지고, 나도모르게 위로 받는 느낌. 책을 읽고 희망까진 아니어도 왠지 안심이 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좋은 책, 아닐까요? 메이브 빈치의 <비와 별이 내리는 밤>입니다.

 

이번에는 그리스의 작은 바닷가 마을이에요. 그 마을로 여행온 여행자들의 각각의 사연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각자의 삶이지만 서로의 고민들이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지요. 진심으로 상대의 말에 귀기울여 들어주고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다정하게 그 아픔을 공유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겠지요. 그래서 저는 데이비드와 피오나, 토머스와 엘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들어주는 역할을 이번에도 맡았어요. 분명 들어주는 것뿐인데도 오히려 내가 위로 받는 느낌. 따듯해지더라고요. 더구나 책의 표지나 제목, 그곳의 풍경들이(물론 앞쪽의 아픈 사건은 여러 일을 떠올리게 해서 슬펐지만요) 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답니다.

 

 

올해 들어 관심이 부쩍 가는 소설들이 있어요. 바로 SF소설. 그동안 관심이 있기는 했지만, 딱히 좋아하진 않았는데, 넷***의 블랙**를 본 탓일까요? 테드 창의 소설들 때문인 듯도 하고, 글항아리 묘보설림 시리즈 중 <고독 깊은 곳>을 재미있게 읽은 덕분이기도 한 것 같아요. 외국 작가의 SF가 이렇게 재미있다면, 이제 우리나라 작가의 SF를 찾아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먼저 떠오른 작가가 김초엽 작가였지요. 하여 책이 나오자마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었는데 역시! 좋았어요. 아, 좋다.. 그런 말이 저절로 나오는.

 

현재의 삶과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미묘하게 다른, 근미래의 이야기들이 어쩌면 곧 닥쳐올 우리의 현실일 수도 있어, 불안하고 두려우면서도 흥미롭고 기대가 되는. 하여, 좀더 깊은 분야의 SF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 장르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요즘 관심이 있다고 했더니, SF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며 추천해주던 SF의 거장들. 지금 당장, 못 읽겠지만...후훗, 곧 읽을 수 있겠죠? 아, 그러고 보니 그 친구가 추천하며 선물해줬던 <바람의 열두 방향>, 아직도 안 읽고 있다는 고백을 하며...누렇게 변색이 된 그 책을 올해가 가기 전엔 꼭 읽어주겠노라, 맹세를 뜬금없이 여기서 해봅니다 ㅋ

암튼, 여름엔 SF라는 말은 없지만 뭔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곳으로의 여행. 여름에 읽기 딱 좋은 책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

 

 

 

그리고 이 책, 책이 나오자마자 표지에 뿅(!) 가서 읽어본 책. <널 만나러 왔어> 제목은 그다지 맘에 안 들지만(ㅋ) 물고기 소년은 정말 맘에 들었어요. 내 나이가 몇 개인데 아이들 성장소설을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 받는지. 내가 사실은 호러도 좋아하고 범죄물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들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런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엄마와 자신을 괴롭히는 학교 친구들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고 도망 다니는 아이, 빌리. 수영을 좋아해 그럴 때마다 바다로 가서 수영을 하는 물고기 소년.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빌리를 도우며 절친이 된 패트릭.

읽다 보면 뻔한 성장소설이고, 뜬금없이 고등어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선 엉? 하는 상상력 부족한 '어른'의 감정이 살아나기도 하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도 알 것 같지만, 그럼에도 읽게 되는 것은 스토리의 탄탄함과 작가의 사유 깊은 문장들 때문이었지요. 또한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언제나 세상을 자연의 법칙으로 바꿔 보라는 남자, 데이비드 경"의 말들이었어요. 중간중간 의미 있게 등장하는 데이비드 경의 말들은 빌리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더라는.

그나저나 이번 여름엔 스노쿨링을 하며 고등어(혹은 다른 물고기와도)와 대화를 해보는 것은 어떨지.(^^)

 

 

여름엔 여행을 자주 가죠. 여행은 친구들하고 가야 제 맛이고요. 김세희 작가의 <항구의 사랑>을 읽고 나니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그리워졌어요. 세상 걱정 없이 공부만 하면 되던 시절. 그 시절의 가장 큰 고민은 공부 다음으로 친구. 이 친구들이 없으면 내 삶의 미래도 없을 것만 같았던.

 

각자 겪어온 그 시절의 이야기는 다르지만, 어른이 되고나서 돌아보면 다른 듯 비슷한 시절. 그땐 다 미쳤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때가 아니고선 겪어보지 못한 일들. 그래서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유치하고 미친 것 같고, 도대체 그게 뭐였지? 남들에겐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되기도 하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우리는 좀더 자라고, 성숙해진 것은 아닐까...곰곰.

피서지에서 생기는 우연한 일처럼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가 마치 내 추억처럼 떠올랐음. 간만에 고등학교 때의 친구들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생각했고, 올 여름엔 그 친구들을 한번 만나보고 싶다, 생각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아까워서 천천히 읽고 있는 이 책,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무엇이든 가능하다>. 전작인 <내 이름은 루시 바턴>과 함께 읽으면 더 흥미로울 책.

 

인스타를 주로 하고 있는데 이 소설은 인스타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인스타를 하다 보니 겉으로는 세상 행복해보이는 저 사진의 안쪽은 어떤 분위기일까? 늘 궁금했거든요. 그것처럼 책속에 등장하는 마을, 앰개시의 사람들 역시 인스타에서 보여주는 사진처럼 다들 사랑을 하고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는 듯하지만 그 프레임 안에서는 그릇된 욕망과 밝히고 싶지 않은 가족사, 상처받고 곪아 있는 삶들. 분명 진실된 삶을 살고 있다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지요. 그런 탓에 괜히 뜨끔해지며 내 삶을 돌아보게 되는?!

 

“우리는 모두 관객이 필요해요. 우리가 뭔가를 하는데 아무도 우리가 그걸 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음, 나무가 혼자 숲에서 쓰러졌다면 쓰러지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겠죠.” _「선물」, 329쪽

 

밑줄 긋고 한참을 끄덕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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