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아니면 말고
  •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위지안
  • 11,610원 (10%640)
  • 2011-12-16
  • : 8,075
불금인데 키보드 질 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억지로 잠에 드는 그 순간까지 질주하던 녀석을 며칠 째조용하게 만든 구내염 덕분에 물수건 셔틀 노릇하고 있네요. 
가입한 날 당일 밤에 9월의 도서 중 1권을 다 읽는 부지런을 떨게 만든 것도 구내염이니 좋은 면도 있다고 애써 생각.......하기엔 너무 피곤하네요. (주말엔 좀 털고 일어나야 할 텐데.)
어제 밤, 물수건을 갈아주는 주기에 생기는 잠깐의 틈에 문득 내가 어제부터 책을 좀 읽어보자는 결심을 했고 그 다음날 오후에 생전 처음 독서클럽이라는 곳에 가입까지 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고 바로 하나 골랐습니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다른 두 책은 읽어봤자 이해도 안될 것 같아서   개인적인 경험이 닿아 있어서인지 평소에도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 한 3~4권 정도 책장에 꽂혀 있죠. 보면 온통 먹먹해지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나 내용의 무게와는 달리 이런 책의 책장은 무척 가볍습니다. 
이책 역시 잘 읽힙니다. 중간 중간 둘째 녀석 물수건 갈아줄 때 생기는 틈도 별 문제가 안됩니다. 진도 쭉 빠집니다.
그러다가 숨과 눈이 잠깐 멈췄습니다. 갑자기 대본의 지문 같은 문장이 뛰어들어 챕터를 확인하니 에필로그네요.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물리적으로 거의 다 읽어간다는 느낌도 없었던 지라 호흡이 뚝 끊깁니다.뜬금 없기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엔딩 크레딧이 나타나는 소품 형식의 일본 영화 못지 않습니다.
'뭐여. 끝난 거여? 죽었어?'

전 왜 이런 이야기를 찾고 읽는 것일까요.개인적인 접점에 의한 것이라고 하기엔 충분치 않습니다. 관계도 내에서의 위치는 달랐지만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제 아내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와 부딪히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와 달리 저는 이런 이야기들이 눈에 띄면 바로 부딪칩니다. 그리고는 그 시간 내내 끊임 없이 확인하고 안도합니다. 그리고 책을 덮고 책장에 꽂으면서 그 고통과 나를 분리하고 한 줄 요약만 제 일상 생활에 싣습니다. 
'그래. 잘하고 있다. 이게 맞는 거라능...'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극단적인 감정과 그 반대 급부로 얻게되는 안도감을 기대하는 저 같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은 약간 아쉬운 점이 없지 않습니다.애인한테 차이고 펑펑 울려고 SG 워너비를 틀었는데 윤종신이 나온 그런 상황.
잔인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은 주인공의 육체적인 고통, 떠나는 자의 안타까움, 떠나 보내는 자의 슬픔에 오롯히 집중하는 편이 효과적인 게 사실입니다. 곁가지는 다 쳐내고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 올리다가 한번에 터뜨리는. 
(당연하게도)출판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작성된 글이기 때문이겠죠.
두번째 아쉬운 점도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글을 묶는 과정에서 이 글들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정리 작업에 대한 혐의가 몰입을 방해합니다.주인공의 경험담과 현재를 병치 시키는 구조가 전편에 걸쳐 매우 기능적으로 설정되어 있어 읽는 내내 뒤통수를 잡아 당깁니다.
사실 처음에는 개인적인 경험과의 접점을 통해 소감을 쓰면 쉽게 풀리겠다 싶어서 선택했는데 의도치 않은 곳으로 도착했네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뭔가 초점이 나간 듯 하지만 인사도 드릴 겸 얼른 올려봅니다.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 할 텐데..   나는 아마 안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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