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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서 세상 읽기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난해한 시들이 난무하는 요즘 추세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주 큰 장점이지요.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이 읽기 쉬운 까닭은 두 가지.

먼저 관념어 사용이 적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평이한 일상어가 쓰이는데 구체적인 제시가 가능했지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지방 말이 섞여있는 경우도 있지만, 독서를 방해할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현감감을 살리고 있어요.

다음은 이야기성입니다. 마치 소설이나 동화를 읽는 것처럼, 내레이터가 있고 줄거리가 진행되지요. 여기에 현실 인식이 더해집니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찾아다니는 과정이 여기 수록되어 있어요. 때로는 제주 4.3이기도, 때로는 광주이기도, 또 때로는 해외기도 합니다.

시인은 스스로 ˝섬과 바람/그리고 사람과 사랑에 대한/ 길을 찾아 헤맸지만/ 어떤 길로도 이르지 못했다˝(시인의 말, 11쪽)라고 고백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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