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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은 외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외환 보유고로 쌓아 둔 만큼 막대한 이익을 누리게 됩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높을수록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달러의 위상이 높아지고 달러 패권이 강화됩니다. 각국 정부가 달러 외환 보유고를 더 많이 쌓아 둘수록 미국 국채 수요가 커지므로 미국 정부의 이자 비용이 크게 낮아집니다. 결국 각국이 외환 보유고를 달러로 쌓아 둔 덕분에 미국인들은 단돈 18센트에 찍은 100달러짜리 지폐로 ‘황제 쇼핑‘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외국 중앙은행이 외환 보유고에 달러를 과도하게 쌓아 둘 경우 미국에도 하나의 단점이 생깁니다. 바로 달러화가치가 미국의 경제력에 비해 훨씬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스티븐 마이런 경제자문위원장은 외환 보유고에 쌓아 둔 달러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미국에 대한 착취라는 희한한 논리를 들고 나왔습니다. 세계 각국의 과도한 외환 보유- P130
고 때문에 달러 가치가 높아진 탓에 미국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어 만성적인 세수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스티븐 마이런 경제자문위원장은 세계 각국이 쌓아 놓은외환 보유고로 피해만 봤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미국이 누린이득이 손해보다 훨씬 컸습니다. 게다가 세계 각국이 외환 보유고를 과도하게 쌓게 된 배경에는 미국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큽니다. 1997년 동남아시아에서 외환 위기 조짐이 시작되자 미국이 달러의 돈줄을 죄는 바람에 우리나라까지 외환위기를 겪은 전례가 있습니다. 미국은 비가 오지 않을 때는쉽게 우산을 빌려주지만 정작 비가 오면 우산을 빼앗아 갔기때문에 세계 각국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외환 보유고를쌓아 두고 있는 것입니다.-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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