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에 대한 믿음과 망상의 주된 공통점은 둘 모두 불안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망상과 연관해 우리는 이런 긍정적 효과를 자세히 살펴본 바 있다. 설명할 수 없는 비정상적 현저성이 있을 때 망상적 설명이 스트레스를 경감시켜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우리는 망상적 확신을 하고 그 확신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 예측과 감각 데이터의 비중 변화로 말미암은 비정상적 현저성에 대한 상쇄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예측 처리 이론에 근거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화재경보기와 전단 볼트 원칙을 비유로, 망상 경향이 제공하는 적응적 이익도 도출해봤다. 이렇듯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점은 음모론에 대한 믿음과 기타 인식적 비합리적 확신에도 적용될 수있을 듯하다.- P281
음모론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에 부합하는 내용이 아니라, 얼핏 보기에 모순된 것을 그럴듯하게 풀어주는 능력이다. 이로써 음모론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에게 혼란스럽고 위험한 세상에서 뭔가를 알고 통제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당신이 모르는 세상보다는 당신이 아는 악마가 더나은‘ 것이다.20 그러므로 정신 질환자가 자신들의 망상을 확고히 믿는 것만큼이나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불안한 세상을 그럴듯하게 설명해주는 확신을 확고히 믿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이다.- P283
확신이 생겨난 상황이 힘들수록, 확신에서 얻는 심리적 이득이 클수록, 확신을 포기하기는 더더욱 힘이 든다.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의 경우에 경험한 것을 설명할 수 없고, 삶을 통제할 수없다는 느낌이 주는 스트레스가 크기에 망상적 확신을 포기하기 힘들다. 음모론에 대한 믿음에도 이런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불안과 통제 상실이 음모론을 더 쉽게 받아들이게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P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