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역주가 자세해서 맘에 들었다. 당시의 사회적 배경에 따른 설명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 내용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역주에도 출처를 달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제인 오스틴 전문 학자가 아니고선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외국 서적을 참고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뒤로 갈수록 역주가 없어지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은 역자가 다른데 역시 역주가 있는지 궁금하다.
번역은 읽으며 딱히 매끄럽다는 느낌은 못 받았는데, 민음사 것을 바탕으로 낭독한 네이버 오디오북을 들어보니 상당히 매끄럽게 느껴져 이 책을 펼쳐놓고 오디오북을 들어봤더니 역시 민음사 것이 더 나은 번역 같았다.
예를 들어 "그건 따로 생각할 만한 미모가 없는 여자들의 경우가 아닐까?" (13쪽)라는 대목에서 오디오북에선 "그런 (다 큰 딸이 다섯이나 되는) 경우엔 접어둘 미모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라고 나와 원서를 찾아보니 "In such cases, a woman has not often much beauty to think of."라고 되어 있어 민음사 번역이 옳았고 시공사 것은 오역이라고 할 수 있어 (본뜻은 남편이 부인을 조롱하는 건데 시공사 번역은 오히려 부인을 더 치켜세우는 것이 되어 버려서) 번역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