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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를 통해서 본 중국 출판 문화의 저력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는 벨라루스(<체르노빌의 봄>의 배경인)라는 자그마한 동유럽 국가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게 돌아갔다. 이미 뉴스를 통해 전해들은 것처럼, 그의 작품은 일반 문학이 아닌 고발 형식의 기사라 할 수 있는 르포이다(조지 오웰의 르포 문학을 더불이 읽어 보면 좋겠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의 경계와 지평을 좁게 제단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물음을 다시 던진 선정 및 수상이었다.  


중국 서점에 나가 보니, 알렉시예비치의 책 대부분이 번역되어 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번역 출판 문화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랄 때가 많은데, 한국에서도 내기 어려운 책, 과연 팔리겠나 싶은 교양인문 서적이 다수 신간 매대에 등장한다. 알렉시예비치의 책이 국내에 겨우 두 종 번역되어 있는 반면, 중국 서점 매대에만 올라온 게 네 권이다. 최근 번역되었는지 기존부터 소개되었던 책인지 모르나, 어느 쪽이든 대단하지 않은가. 쥐뿔도 모르면서, 은연중 중국의 문화 저력을 무시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한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디자인 감각이 상당하는 점이다. 우리네 번역서와 곁에 놓고 보면 느낌이 사뭇 다르다. 한국 번역서의 표지가 독자의 감성과 사회적 파토스에 호소하는 듯하다면, 중국 번역서의 표지는 조금 더 텍스트에 집중하면서도 독자를 꼬시려 하기보다는 진중하게 유혹한다는 느낌이다. 한중 양국의 출판사가 선택한 저자의 사진 또한 그 느낌과 교감의 지점이 다르다. 


향후 짧게나마 중국 서점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ㅡ북경, Beijing 201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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