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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의 동화 나라

상처를 떠올리고 말해서 힘든 게 아니라 내 상처가 거부당하는 느낌,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아픈 것이다. 상처를 말하는 일이 더 큰 고통과 상처로 이어졌던 경험 때문에 힘든 것인데, 그걸 상처를 얘기하는 것이 당사자를 더 아프게 하는 것이라고 오판한다. 반복하자면 아팠던 얘기를 다시 꺼내는 게 고통스러운 것은 그얘기가 외면당하고 공감받지 못해서다.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충조평판의 다른 말은 ‘바른말이다. 바른말은 의외로 폭력적이다. 나는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을 과장해서 한 만 배쯤은 더 많이 봤다. 사실이다.
‘타이밍‘이란 말이 사람들 마음에 꽂혔다. 우리 마음에는 응급처럼보이지 않는 응급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적인 공감은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는 심리적인 CPR이 된다.
아니다. 잘 모르고 깊이 생각 안 해서 그런 거다. 그런 게 계몽자의게으른 자세다. 교육의 거죽을 쓰고 있지만 폭력이다. 아직도 많은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것 중 으뜸이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런 관성적인 도덕 강박은 사람 마음에 대한 깊고 입체적인 이해를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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