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7월 자운영 독서회에서 선정한 도서다. 책을 받아보고 두께에 놀랐다. 보통 소설책이 300~400쪽 정도인데, 659쪽까지 있었다. 이렇게 읽으면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되어 편독하는 습관도 나아질 것 같아 좋다.
《나의 아름다운 고독》은 알래스카에서 살아 남아야하는 원초적 생존본능을 자극하는 이야기다. 환경이 좋지않으면 사람들은 연대한다. 대자연의 척박한 땅에서 치열하게 생존하는 사람들은 남다른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외부와 차단된 가정,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누구도 개입하기 힘들다. 가족보다 더 서로를 돕고 위로해 주는 이웃들이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기후환경에 놀라웠고, 그 안에서도 사람사는 이야기, 사랑 이야기가 녹아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알래스카는 생명이 넘치는 곳이면서 동시에 잔인한 곳이라고 했다. 치차코(풋내기)인 레니네 가족이 알래스카에 무사히 정착하게 될까...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다가 중간부터는 단숨에 읽어 버렸다.
곧 영화로도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사뭇 기대가 된다. 알래스카의 풍광을 어떻게 다 담아낼까 궁금하다.
책을 가만히 살펴보면 토론하기 좋은 도서가 있는 반면, 내용이 좋아 그냥 읽고 간직하고픈 도서도 있다. 이 책은 후자다. 주인공이 겪은 일에 공감이나 반박을 할 수도 있고, 나를 주인공에 이입시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히 토론할 만한 주제는 찾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160페이지를 읽고 있을때 친구가 다 읽었다며.. 엄마가 아빠를 죽이고, 또 레니가 죽어가는 엄마를 지켜본다고 말하는 바람에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책은 두꺼웠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이야기는 촘촘했다.
※줄거리는 아래 적어두었다.
결말까지 적었으니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면 읽지 말 것!!
<줄거리 요약> 스포 있음!!!
주인공 이름은 레니, 열세 살 여자아이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레니의 아빠(어니스트 올브라이트)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용사였고, 전쟁포로였다. 전쟁이 사람의 정신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 지, 레니의 아빠는 완전히 무너졌다. 레니의 엄마 코나는 열여섯 살에 레니 아빠와 사랑에 빠져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 사랑으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던 엄마, 하지만 전쟁 전의 아빠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아빠는 플래시백과 악몽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던 레니 가족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여 진한 전우애를 나누었던 보 할런의 아버지 얼 할런이었다. 보는 전쟁에서 죽었지만 전쟁통에 보낸 편지에는 올브라이트 병장(레니의 아빠)에게 알래스카에 있는 자신의 오두막을 남긴다고 적혀있었다. 알래스카주는 1867년 러시아가 720만 달러에 미국에 매각한 땅이다. 아름답지만 척박한 땅, 문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그곳이라면 다시 새출발할 수 있을거라 믿는 아빠는 가족을 이끌고 알래스카로 이주한다. 엄마와 레니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아빠를 따르며 떼려야 뗄 수없는 단짝이 된다.
알래스카의 봄여름은 석 달뿐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9개월은 겨울이다. 여름엔 백야, 겨울엔 극야가 온다. 해가 떴다가 지는 시각은 겨우 대여섯 시간이다. 겨울은 길고 춥고 배고프며 자연과 야생동물들로부터 매순간 위협당했다. 알래스카에서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은 100가지가 넘었다. 아빠는 알래스카의 어둠에서 자신의 내면에 잠재해있던 어둠을 드러냈다. 겨울을 견디지 못했다. 엄마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아빠는 엄마와 레니에게 총 쏘는 법을 가르쳤고 한밤중에도 깨워 총을 분해하고 청소하고 다시 조립하도록 시켰다.
알래스카로 전학 간 레니는 열세 살 소년 매슈 워커를 만난다. 마음을 나눌 친구를 간절히 바랐던 레니, 매슈가 자기를 싫어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한다. 레니의 아빠는 부자인 톰 워커 씨(매슈의 아빠)를 매우 싫어한다. 코나가 톰 워커를 보고 웃었다는 이유로 집으로 돌아와 또 코나를 무섭게 때린다. 레니는 엄마에게 도망치자고 말하지만 엄마는 아빠를 벗어날 수가 없다. 첫 겨울, 매슈와 매슈 엄마 제네바가 조난을 당한다. 눈 앞에서 엄마가 얼음강에 빠져 죽어가는 걸 목격하는 매슈는 엄마의 죽음이 자기탓이라며 자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다 페어뱅크스로 떠난다. 레니와 매슈는 편지로 마음을 주고 받는다.
열여덟 살이 된 매슈가 돌아왔다. 레니에게 앵커리지에 있는 대학에 같이 가자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한다. 대학입학 허가서를 받은 레니는 집을 떠나고 싶지만 엄마를 두고 떠날 수가 없다. 엄마는 레니에게 아빠 몰래 도망치라고 한다. 땅은 넓고 인구는 얼마 되지 않는 마을 주민들에겐 끈끈한 의협심 같은 것이 있다. 큰 마지, 톰 워커, 내털리, 로즈, 셀마, 할런 가 사람들. 거대한 자연과 맞서려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서로 도와야 한다. 사람들은 코나와 레니를 돕고 싶어하지만 코나는 도움을 요청할 수가 없다. 아빠는 점점 이웃 주민들로부터 가족을 고립시키려한다. 사랑에 빠진 레니, 하지만 톰 워커의 아들인 매슈를 아빠는 절대 용납할 수가 없다.
레니와 함께 도망을 가다가 조난을 당한 매슈는 뇌손상을 입고 식물인간이 된다. 매슈의 아이를 가진 레니, 임신했다는 소리에 격분한 아빠가 레니를 폭행하고, 엄마가 등 뒤에서 산탄총으로 아빠를 쏘아 죽인다. 코나는 레니를 데리고 시애틀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찾아간다. 코나의 아버지는 변호사였다. 7년 후, 아들을 낳고 대학을 졸업한 레니는 코나와 새이름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코나는 폐암으로 죽어가며 레니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유언한다. 다시 돌아온 알래스카에 매슈가 살아 있었다. 그리웠던 사람들과 재회하며 레니는 진정한 알래스카인이 된다.
우리 같은 강한 몽상가들 몇몇에게 알래스카는 집이며 세상이 고요할 때 들리는 노랫소리다. 이곳에 속한 사람은 야생의 땅에서 자유로울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곳을 떠날 것이다.
난 이곳에 속한 사람이다. p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