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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를 위한 준비
기획의 말들
별보는사람  2025/06/06 23:52
  • 기획의 말들
  • 김도영
  • 17,820원 (10%990)
  • 2025-05-08
  • : 1,021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언어는 일차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이지만 모든 무형의 것들에 의미와 함께 궁극적으로 형태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존재하는 유형의 것들에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의미를 새롭게 더함으로써 존재에 풍성함을 더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언어는 인간의 삶에서 의미의 역할과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동물과 확실히 다른 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을 유무형의 상품으로 가공하여 대중들에게 전하는 일이 기획이라면, 기획자야말로 가장 흥미롭고 신나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도 있듯이, 기획자들의 고충도 상당할 것이란 것 굳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글 한 편 써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겪어본 사람이라면, 언어를 다루는 것이 주 업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이라는 일의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불분명하고 불투명한 것에 윤곽을 그리고 색을 채우고 입체를 더하는 일의 시작은 항상 보이지 않는 개념적인 것의 정의로부터 시작된다. 어떤 단어나 개념에 대한 정의, 이것이 분명할수록 방향을 잡는 것도 수월해질 것이다. 관심이 있는 것이나 흥미 있는 일들도 그저 흘려보내지 않으려면 정의를 뚜렷하게 내려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진심이라는 것도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내지 않으면 그 가치가 반감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떤 일의 성과나 결과를 보면서 그 과정에 대한 가치를 놓칠 때가 많다. 중간 과정에서 얻은 수많은 실수나 수정된 것들을 통해서도 배울 것은 많고, 그것이 오히려 후에 있을 업무에 더 좋은 통찰이나 문제해결의 단서를 제공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것을 수집광처럼 다 떠안고 살 수는 없다. 인생에 허락된 저장 용량에도 한계는 있기 때문이다.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서는 적당한 기준선에서 정리하고 버리는 지혜도 필요성도 인생에 필요한 지혜다.


『기획의 말들』은 기획자로 일하는 저자가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담기는 무한한 가능성들, 그리고 그 가능성들이 어떻게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풀어놓은 책이다. 이미 존재하는 탁월한 문장,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문장들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자기만의 해석과 의미를 더해 업무에 활용하거나 생활의 지혜로 변환시키는 저자의 언어 감각이 무척 인상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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