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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를 위한 준비
  • 인생 처음 철학 공부
  • 폴 클라인먼
  • 13,500원 (10%750)
  • 2023-09-25
  • : 1,009



‘철학’이란 용어는 무척 친숙하면서도 낯선 인상을 준다. 모든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생각, 사상, 철학이란 것을 갖고 있지만 막상 철학이 무엇인가, 그것을 정의하고 설명하라고 하면 곤란함을 느낀다. 철학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다양한 생각과 행위의 모양들은 대체로 그런 모호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럴 때는 어떤 질서나 체계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특정 개념이나 지식 영역과 관련해서 그 부분의 핵심이나 주요 흐름을 정리한 ‘책’이 단연 그 역할에 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입문서라고 부른다.

이 책은 철학이라는 학문 분과 또는 분야의 초보가 읽기에 적당한 입문서의 구조를 적절히 갖추고 있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그리스 고전 철학자들로부터 시작해 근대의 장 폴 사르트르까지 주요 철학자들의 생애와 업적, 주요 논제 및 쟁점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철학사에서 중요하게 취급되는 사유 방법 및 접근법들을 다룬다. 3부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이슈가 되는 철학적 난제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으로, ‘철학’ 즉 'philosophy'는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여기서 지혜는 어떤 대상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 간절함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철학자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외부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나 경외심으로부터 지혜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것 같다. 외부 세계는 곧 자연과 사회, 타인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반동으로 철학하는 주체, 곧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는 흐름도 나타나게 된다. 이는 앎에 대한 물음과 답을 구하는 과정은 ‘인식론’, 또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는 ‘형이상학’(존재론) 등으로 발전한다.

결국 철학은 인간이 자기 자신이나 자신을 둘러싼 세계 및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인식되는 감각과 인식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궁금증들을 지난 역사 속에서 철학자들은 형이상학과 논리학, 인식론, 미학, 정치철학, 윤리학이라는 접근 방법을 통해 풀어나갔다.

인간이 철학 행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교롭게도 노예제도가 있었던 덕분이다. 당장 생존하거나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던 사람들이 우주나 인간, 사회, 도덕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골똘히 생각에 잠길 수 있었던 것은 가장 심오한 역사적 아이러니다. 다행히 오늘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기술을 통해 그 노예 역할을 사람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더 많은 보통사람들이 철학적 식견을 가지고 세상을 보고 판단하거나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은 참 다행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문해력을 비롯한 기본 학습 능력의 차이가 사실상의 사회적 계급을 결정짓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세계와 인간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은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해 인간 내면, 관계, 감각과 이성, 사회와 국가, 정치에 이르기까지 철학이 다루는 폭넓은 주제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놓는다. 독자들은 이 책 속을 여행하면서 철학하는 유익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낯선 개념들이 등장해 입문서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어려움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 장벽을 넘어서고 나면 좀 더 깨끗한 안경으로 세계와 자기 자신을 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책 말미에 소개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철학 추천 도서’는 거기에 불을 지펴줄 것이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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