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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해요!"
MB에게 소리치던 최승호 pd.
두 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지만 내겐 여전히 pd수첩의 pd로 더 익숙하다.

<7년ㅡ 그들이 없는 언론>에서는 ytn 해고 노동자들의 얘기가 중심이었다면, <공범자들>은 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이명박근혜 정권이 어떻게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파괴하고 그 가운데에서 언론노동자들이 어떻게 투쟁하고 좌절하고 견디고 살아남았는지를 들려준다.

언론을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여겼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하에서 한국의 언론이 어떻게 장악당했는가?
누가 권력에 빌붙어 부역하며 일신의 영달을 꾀했는가?
해고와 징계의 칼날 위에서 무력하게 때론 우직하게 처절하게 싸워온 언론노동자들의 모습을 이 영화는
담담히 그리고 있다.

그러나 암투병으로 핼쓱해진 이용마 기자가 아이들에게 줄 글을 쓰고 있다고 할 때, pd수첩에서 국적포기자 방송을 만들었던 이우환 pd가 스케이트장을 치우는 모습을 볼 때, 뉴스에서 사라져버린 김범도 아나운서가 그동안 어떻게 징계받고 살아왔는지 얘기할 때,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자들에게 거침없이 질문하고 곧바로 밀려나기를 반복하는 최승호pd를 볼 때... 그때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물론 언론노동자들이 마냥 당하기만 하지 않았다.
파업을 하고, 징계를 무릅쓰고 저항하고, 대안언론을 만들어 '제대로' 보도하고, 영화를 만들고... 그리고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고대영, 김장겸만 물러나면 끝날까?
공영방송에 남아있는 적폐세력들은 어찌할 것인가?
부역한 댓가로 지역 방송사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순순히 물러날 것인가? 이들을 다 고소한다고
해도 법원이 노조 손을 들어줄 것인가?
당장 MBC안에 있는, 기존 아나운서, 기자, pd들을 귀양보내고 그들을 대체하기 위해 고용된 이들은 어찌할 것인가??

점령당했던 공영방송을 다시 정상화하기까지 또 얼마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지....

그러나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비루하고 남루해져도 모욕당하고 존재가치를 부정당하면서도 살아남았던 이들의 끈기와 의지를 믿는다. 비록 오래 걸릴지라도 이들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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