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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님의 서재
  • 영원의 모양으로 찻잔을 돌리면
  • 존 프럼
  • 15,120원 (10%840)
  • 2023-06-22
  • : 443

존 프럼 작가와는 SF 문학 수상집에서 처음 만났다. 

수상작 중 단연 눈에 띄는 길이와 독특한 필체, 구성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비밀에 싸인 작가의 정보도. 

다행히 '존 프럼'이라는 예명이 어디서 온 것인지는 이 책에 실려있으니 확인하길 바란다.  


문장의 가독력이 좋다. 자기 전에 잠깐 읽으려고 집었는데 세 편을 단숨에 읽었다.

내가 과학적 배경지식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생소하고 어려운 개념도 작가가 아주 쉽게 잘 풀어서 설명해준다.

그런데도 조금은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었다.  내 SF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게임적인 시각과 상상력이 돋보인다. 

그래서인지 영상화하기도 좋을 텍스트라고 생각했다. 뭐랄까, 장면이 전부 그려진다. 


화자가 어수룩하거나 어리석거나, 사악하거나 편집증적인 작품들이 있었다. (회귀, 콧수염 배관공 등) 차별적인 관점도 나타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작가가 의도한 것일 듯하다 (그런 화자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게 분명해 보이니까) 

하지만 화자에게 어느 정도 의존할 수밖에 없는 독자 입장에서, 

아무래도 그런 사람의 관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걸 읽으려니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예를 들면 마냥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의 마지막 수록작의 경우, 내게는 불편한 대목도 많았다. 내가 과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고민해보았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비판하기 위해 썼다고 하더라도, 일단 그런 단어들이 쓰이고 있는 걸 보면 반사작용처럼 자연스럽게 그런 느낌을 받고 마는 것 같다. 

몇몇 곳에서 특히나 그랬다. 어떤 말을 하고싶은지는 알겠으나 반드시 그 표현이 쓰였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것들이 책장을 덮고났을 때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책의 표지로 말하자면, 디자인이 아름답고 무엇보다도 표제작을 잘 뽑았다고 생각한다.

수록작마다 제목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나 표제작의 제목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제목은 작가가 얼마나 SF적인 요소들을 쉽고 직관적이게 독자들에게 전달할지 

잘 보여주는 지표로 기능하고 있다.

상상력과 구현력이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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