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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참 힘들어.

이 작품은 상당히 대담하다. 기존의 추리소설이 범죄자를 추적하는데 주를 두고 있다면, 이 작품은 범죄와 범인을 다 밝힌뒤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 다른 소설들과는 차이이다.  일본의 추리소설은 뛰어난 수준임을 알고 있었고 나오키상을 받았기에 더욱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이 책. 

일단 처음의 범죄가 발생하고, 그 용의자를 지키려는 자의 '헌신'과 트릭을 깨부수려는 자가 나오고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되어 간다. 그러나 나는 고전적인 추리 스타일이 맞는 건지. 그 이야기는 내내 지루했다. 비록 그 수학선생의 행동을 '헌신'으로 그리고 있으나, 나의 눈에는 스토커의 집착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고, 트릭도 전형적인 그것과는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종국엔 대단치 않은 반전.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범죄드라마이다. 차라리 범죄드라마로 처음부터 생각하고 읽는 것이 편할 것이다. 독특한 구조도 이에 일조하지만, 소설은 추리 대결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불가능한 문제를 만드는 자와 그 문제를 푸는 자의 대결을 부각시키 때문에, 사건보다는 인물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용의자 X의 헌신'은 기존의 추리소설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물론 수작임에도 틀림없다.
빠른 진행과 이야기의 탄탄함을 자랑하지만, 트릭보다는 인물간의 대결에 주를 두고 있기에 기존의 추리 소설 방식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지루함만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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