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 어찌된 일인지 의아한 이유로 혹평을 한 사람이 있기에 (아직 완독하지 못했음에도) 몇글자 끄적거려본다.
1. <7대 이슈로 보는 돈의 역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경제사적인 것이므로, 재태크 등을 위한 실용적 지침을 얻길 원하는 사람들은 다른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보통 책을 구매하기 전에 책의 목차와 서문 정도는 간단하게라도 훑어보지 않나?🤔)
2.경제학적 관점에서 익숙한 역사적 주제를 재조명하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예컨데 원의 몰락의 원인중 교초의 남발이 있었다는 것은 고교 세계사 과정을 통해 배운 사실이다. 하지만 교초의 남발이 ‘왜‘ 문제이고 ‘어떻게‘ 제국의 몰락에 기여했는지, 그리고 이런 경험이 현대 중국 문화권의 사람들의 경제 습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얕게나마) 책을 통해 살펴보니 역사에 대한 인식이 한층 더 확장되었다.
3.지금까지 제일 재밌게 읽은 부분은 두 번째 파트, <전염병이 번질 때, 경제는 어떤 변화를 겪을까?>. 팬더믹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시기인지라 매우 시의적절한 읽을거리였다. 전염병의 시대에 대한 저자의 경제사적인 통찰에 따른 결론은 다음과 같다. a.1인당 소득이 증대한다. b.타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거세진다. c.보호무역이 대두한다.
책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전쟁보다 더 큰 영향력을 휘둘렀다.전염병은 각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의 문화까지 바꿔놓는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10월부터 1919년 1월까지 유행한 후 약화되었지만, 당시 임산부의 약 1/3이 감염되었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아 1919년 6월을 전후해 태어난 아이들의 상당수가 태아 때 어머니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학자들은 이 가정을 바탕으로 1960~1980년의 인구 통계를 연구한 끝에 1919년 상반기에 출생한 사람의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높으며, 평균 소득이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페인 독감에 대한 이 연구 결과는 무척 섬뜩하다. 비대면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코로나 시대의 한국에서도, 학생들 간의 학력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몇몇 우려스러운 기사들이 이미 나오고 있고 있지 않은가. ( ˝초등생이 한글도 몰라˝…코로나 1년, 커지는 학력 격차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114747_34937.html ) 단순히 학업적인 면을 떠나 코로나가 우리가 타인과 관계맺고 생활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기에 유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걱정이 되면서도 궁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