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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og of flanders
군불
파트라슈  2026/02/18 11:13

오래전 부모님과 살던 집.

아랫목에 자식들 양보하고 아버지는 늘 창호지 발린 문 앞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주무셨다.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잦아들면 겨울바람에 문풍지 바르르 떨리는 소리.


 새벽에 방이 식어 잠이 깨면 창호지문 밖에 빨간 군불 그림자 화르륵 솟구친다. 아버지는 늘상 새벽에 일어나 군불을 넣어 방을 다시 데워줬고 그 온기에 사르르 아침잠 늦게까지 달게 자곤 했다.


 아버지의 그 수고로움 이제는 잘 아는데 그 고마움 전할 아버지 안 계시고 기억도 희미해져 간다. 가스보일러 돌리면 후끈한 아파트 방은 외풍도 없고 어깨도 얼굴도 안 시린데 군불 때고 들어오시던 아버지 외투에 묻어있던 그 서늘한 새벽 냉기는 왜 그리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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