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보기 좋아하십니까?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고 말할 듯한 이영돈 PD의 (ㅋㅋ) 운명, 논리로 풀다가 책으로 나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사실 종편의 초기프로그램이라 그런지 나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몰랐다가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으니 진작에 알았다면 꼬박꼬박 챙겨봤을만큼 매력적인 조합이다. 사주, 운명,이 단어에 혹하지 않을 자가 어디 있을까?
난 그거 믿지 않아~다 미신이야~라고 강하게 부정하다가도 이러이러해서 맞더라.이런 신기한 일이 있더라 라는 체험담을 몇개 듣다보면 슬그머니 관심이 가게 되는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정말 사주라는게 운명이라는 게 있는걸까. 있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 아리까리란 경계선에서 힘들고 괴로울때 의지할 곳이 없으면 가장 먼저 쉽게 문지방을 넘게 되는 곳이 또한 철학관인것 같다. 내가 가입하고 있는 지역맘 카페에서 어디선가 점을 보고 왔는데 장난 아니더라 라는 극히 개인적인 체험담에도 제발 가르쳐 달라는 댓글...특히 가르쳐주지 않을까봐 자신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를 강하게 어필하며 꼭 부탁한다는 내용의 댓글들이 수십개가 주루룩 달리는 것을 보면 이 시대 많이 힘든 사람들이 기댈 곳이 이토록 없나, 또는 사주를 왜 이렇게 믿는걸까 라는 의아함도 들지만 이토록 믿을만한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문제는 그 의구심을 속시원히 밝혀줄 곳이 없었다는 건데 패러디까지 공공연히 생길정도로 자신의 캐릭터를 독보적으로 세운 이영돈 피디와 그 제작진이 논리로 풀어준다니 어찌 안 볼수가 있겠느냔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너무나 쉽게 재미있게 읽힌다. 차가운 지성의 메스로 무조건 비판적으로 들이대지않았으며 늘 어느정도의 반대적 가능성을 가지고 부드럽게 접근,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 딱 이영돈 PD 그의 스타일과 닮았다.
없다! 또는 있다!라고 결론을 내리는게 아니라 부분적인 팩트는 인정하되 결코 맹신하지 말고 더 중요한것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중요한 결론을 내린다.
사람은 약하니까 신을 믿는다는 말이 딱 맞는다. 그러기에 더욱 논리적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단, 차가운 논리가 아닌 부드러운 인간적인 시선과 그 의지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