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 치열이 바른 편이었던지라 충치로 치과를 간적은 있어도 교정은 하지 않았다. 때로 교정하느라 이에 철사(?)를 끼운 친구들을 보면 얼마나 불편할까 짐작만 할 뿐이었다. 고춧가루가 낀다느니 키스를 못한다느니 하는 소리에 웃고 넘기는 정도? 하지만 민감하고 여린 잇몸에 가장 차갑고 딱딱한 교정기를 끼고 조이며 버텨야했던 그들의 속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더 이뻐지기 위한, 적어도 덜 이상해지기 위한 발버둥의 과정, 특히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 했다면 치아교정은 성격과 생활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칠수 밖에 없을 것이다.
레이나 텔게마이어의 어린 시절,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화로 실은 이 그래픽 노블은
그 과정을 찬찬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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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사고로 앞니 두개가 나가면서 시작된 힘든 교정의 시간, 주인공은 그 힘든 짜증의 과정을 누구에게도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감당해야만 한다.
외모로 인한 자존감의 상실은 친구뿐만 아니라 연애전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4년반이나 복잡하고 힘든 치료를 받으면서 변하는 이의 모습처럼 그녀의 생활도 변해간다. 미숙하고 여리던 소녀가 고통과 우울에서 벗어나 차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섬세한 묘사가 만화라 더욱 사실적이다.수줍고 어설픈 소녀에서 단단하고 주체적인 성인으로 변하는 길목,
교정중인 치아처럼 힘들고 복잡한 단계를 이겨내는 소녀의 이야기가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마지막, 사진기를 보며 활짝 웃는 주인공의 표정이 참 반갑고 대견하다.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특히 교정하느라 괴로울 이들에겐 위로와 격려로 더욱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