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추리소설만 읽는다. 간만에 의지가 솟아나니, 이런때 또 바짝 읽어주어야지.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의 특색은 예술과 살인의 조합인데, 사실 이런 조합도 흔치 않은 건 아니다. 일본소설에서는 많이 보지 못했지만.
라이프캐스팅(?)이라는 방법이 사람의 눈을 석고로 뜰수 없기 때문에 눈을 감은 작품만 만들 수 있고 그 결과로 종교적인 색채를 보인다는 건 처음 알았다. 이 부분에 착안하여 머리를 도난당한 석고상과 그 모방살인으로 연결한 부분이 특히 좋았다. 예술이 현실의 정교한 모방에 머물러선 안되고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세계를 보여줘야 하니 참 어려운 작업이지 싶다. 잘라간 석고상 머리를 추적하다보면 왜 머리만 잘라갔는지 의미가 밝혀진다. 잘린 머리의 의미는 과거의 진실과 연결되고 모든 비밀이 풀리면서 사건이 해결된다.
정교하게 짜여진 이야기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두께는 좀 있는 편이지만 추천할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