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필요한 사람이 많지 싶다. 나 역시도 지금 당장 다가온 2013년엔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현실은 녹록치 않아 지금 절망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 12월을 거칠게 내뱉은 말과 한숨으로 보내고 나니 신년은 더욱 추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암담하다.
그래도 어쩌리,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수 밖에.
<거꾸로 희망이다>는 MB정권을 어떤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사인에서 이뤄진 강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강연을 듣는 듯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편이긴 하지만, 각 꼭지별로 주제를 심오하게(?) 담아내기는 무리가 있다. 원래 여러 목소리를 묶어서 '이런 생각과 방식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이 책의 목적이라고 생각해서 두루두루 힐끗 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재밌게 읽었다.
'생태적 상상력'은 <녹색평론>의 발행인인 김종철 씨가 새로운 시대에는 '환경'이 아닌 '생태'로 주변의 아픔에 공감하고 소박하게 살아가야 함을 얘기한다. 과연 귀농을 한다면 지금 현실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면서 나만의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걸까? 지금처럼 모두가 하나의 삶을 이상형으로 삼아 살아가는 시대에 최소한은 맞춰갈 정도로 농촌에서 자본 창출이 가능한 걸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인가.
서울시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대안경제' 부분도 좋았다. 사회적 기업을 상상하는 것, 이윤보다 더 중요한 내실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 지역 경제를 발전 시키는 방향. 창의력을 키울 것.
역사문제는 이제 다시한번 조명받고 있다. 서중석씨의 뉴라이트와 건국절 논란, 현대사의 역진 현상에 대한 분석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내가 너무 역사에 무지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책을 좀 읽어보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다. 과거의 오류에서 무언가를 배우지 못한다면 또 다시 당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한 순간의 분노나 절망에 휘말리지 말고 좀더 냉정하게 큰 시각으로 역사의 흐름을 읽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희망을 버리는 건 그 이후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