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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끄적이기
  •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
  • 김은화
  • 13,320원 (10%↓740)
  • 2019-05-20
  • : 324

구술자인 박영선(가명) 씨의 딸이 저자다. 두 사람이 나누던 대화에서 딸은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날 먹여 살린 정도가 아니라, 살렸다"라고. 영선 씨의 생애를 대화 따라 상상해보면 어떻게 기구한 삶을 살아내고 견뎌내셨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사실 경외감도 있었다. 그렇다. (부)모가 자식을 먹여 살렸다는 말은 단순히 은유적인 표현에 그칠 수밖에 없다. 혈육으로 뭉친 자식이 있다면 그를 위해 얼마든지 목숨도 내놓을 각오를 하고 하루하루 살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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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결혼 생각이(계획조차도) 없고, 주변에 기혼자가 한 두 명씩 생겨나고 있는 시점에서 영선 씨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일단은) 같은 처지가 되어본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자 은화 씨의 입장과 동일하게 어머니를 두고 있고, 아직까지 함께 살고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엄마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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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선 씨와 은화 씨도 갈등과 크고 작은 싸움의 연속 안에서 지냈겠지만, 내가 속한 가정도 피차일반이다. 하루에 한 번도 안 싸우고 지나가면 오히려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친하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싸움을 달고 지내는 건 너무도 당연지사인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 엄만 나와 내 동생을 먹여 살렸다. 아니 살렸다. 상반기 내내 스스로 수렁을 만들어 갇혀있을 때도, 그 어둑한 곳에서 빠져나와 양지로 나가라고 불러준 사람은 바로 엄마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아는 엄마의 모습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 느끼며 슬퍼할 수도 있겠지만, 하루하루 엄마와 나누는 대화에서 인생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에 중심을 두고 싶다. 일단 하루빨리 일적인 보금자리를 찾는 게 급선무지만, 언젠가 꼭 화실을 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싶다던 엄마의 꿈을 이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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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다시금 벼랑 끝에서도 자신의 살 길을 개척하는 세상의 모든 여성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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