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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끄적이기
  • 스노볼 드라이브
  • 조예은
  • 12,600원 (10%700)
  • 2021-02-15
  • : 6,239

긴긴 겨울을 지나 봄을 가까이해야 할 때 이 책을 읽게 됐다. 녹지 않는 눈에 묻히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코로나 3년 차에 접어든 내게 낯설지 않았다. 과장을 보태자면, 실화를 살짝 각색한 이야기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 있다. 다만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원인 제공자가 문제를 피하려 할 뿐이다. 소설은 이 문제를 조명할 때 지극히 과장되게도, 그렇다고 피상적으로도 묘사하지 않고 무던하게 물에 물감을 섞듯 그려낸다.


이야기의 중심인 모루와 이월은 마치 우정을 가장한 사랑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들의 짧고도 긴 여정을 느끼며, 마치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처럼- 끝이 보이지만 웃을 수 있다. 허무맹랑하게 삶의 단애에서 무너져버리기보다, 그 끝에 남아있는 작은 돌을 줍고 일어나 조금씩 전진한다. 무한히 이어져 있는 설원이 언제 녹아내릴지 모른다. 적어도 동화 같은 해피 엔딩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두 사람은 끝날 듯 끝나지 않을 재난 속에서 공생하는 인류애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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