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에도 이런 어린이책 많이 나오길!
OLIVIA 2008/01/3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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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내내 먼지 자욱한 '작은 책방'에서 책을 읽으며 자란 작가의 소박하고 담백한 단편들.
어릴적 시골 할머니댁 아랫채엔 창고로 쓰이던 작은 뒷방이 하나 있었는데 그 방은 내 아버지가 또 삼촌들과 고모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방이었다. 거미줄이랑 먼지가 하도 많아 할머니가 들어가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셔도 그 안에 들어가 놀면 아버지랑 고모 삼촌들이 쓰던 이런저런 옛날 물건들이 보물처럼 쏟아져나오곤 했다. 향기가 나는 작은 다이어리에서부터 아버지가 총각 때 쓰던 일기장, 낡은 만년필, 쪼글쪼글해진 우표, 살짝만 접어도 바스라질 것 같은 책들- 그 방에서 나오는 물건엔 모두 역사가 있었고 삶이 있었다. 어린 나는 그 방에서 나는 곰팡내마저도 사랑했다.
여기 실린 단편들, 하나같이 다 괜찮지만 서문에 실린 작가의 말이 나는 가장 좋았다. 엘리너 파전처럼 나에게도 비록 '책방'은 아니었지만 '작은 뒷방'이 있었으니까. 언젠가 나도 이런 책에다 내 '작은 뒷방' 얘기를 쓸 날이 오겠지. ^^
1930년대에 어린이책 작가가 되고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엘리너파전이 남겼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어린이한테 맞추어서 쉽게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어린이의 수준에 맞추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어린이가 특정한 어조에만 반응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어린이가 모른다고 생각되는 언어와 사건을 쓰는 것을 겁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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