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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우로스의 궁전

절대 점수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우열을 가리는 일은 항상 어렵다.
미스터리 동호회 등에서 연말마다 자주 치러지는 "올해의 미스터리" 같은 집계에 투표를 해 본 적은 있으나 개인적으로 <연말 결산> 같은 것을 거의 하지 않았던 이유도 별다른 목적 의식이나 지향점 없이 손 가는대로 읽었던 책들을 다시 재단하고 게중 좋았던 것을 선정하는 작업이 내겐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근 2~3년 간 리뷰나 단평도 거의 남기지 않았기에, 나의 독서 기록은 읽었던 연도와 월만을 달랑 기재해 놓은 엑셀 문서 하나가 전부다. 연초에 읽었던 책들의 목록을 보니 아니, 이게 과연 올해 읽었던 책들인가 싶을 만큼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들도 있다. 기껏해야 소설로만 보면 70여 권 남짓을 읽었을 뿐인데도 그렇다. 이렇게라도 한번 씩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빈약한 기억력에 대한 보조메모리 기능은 해 줄 것 같다. 나의 주 탐독 대상인 미스터리 소설 및 장르 소설 분야에 한정하였고, 출판 연도에 상관없이 내가 올해 읽은 책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2009년 미스터리 결산

총평
여전히 일본 미스터리 출판의 행렬은 이어졌다. 하지만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들이 요 몇년간 대부분 소개되었기 때문인지, 눈에 띄는 명품들의 빈도수는 조금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거의 발본색원 수준으로 소개되는 것 같고, 미야베 미유키는 히가시노 게이고 만큼의 다작 작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출판이 상대적으로 뜸해졌다. 그 이외에도 신본격 시대 초기의 작품들이 시공사와 한스미디어를 통해 조금씩 나오고 있어, 외면당했던 시기의 작품들에 대한 갈증을 다소나마 풀어 주고 있다.

오히려 영미, 유럽권의 미스터리 스릴러들이 폭넓게 소개되었고,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도 많이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고전들이 다수 출판되었다. 딕슨 카를 위시하여 울리치, 브랜드, 버클리 콕스, 반 다인의 작품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마냥 깜짝 출간되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기 짝이 없어 작품의 질과 마케팅, 판매량의 상관 계수에 대한 애호가들의 토론거리만 늘어난 셈이다.

지난 한 해 일본보다 영미의 소설들을 많이 읽었다. 마이클 코넬리, 존 딕슨 카, 앨리스 피터스, 제프리 디버 등이 두 권 이상의 작품들로 내게 큰 즐거움을 안긴 작가들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로렌스 블록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으며, 또다시 정처없는 오랜 기다림을 기꺼이 감수해야 할 작가들임을 재확인 시켜 주었다.


선정 부문과 후보들
올해의 베스트와 5개 세부 부문, 비非 미스터리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하였다.

서스펜스 스릴러    

 

  

 

  

가노 료이치 <제물의 야회>
제프리 디버 <소녀의 무덤>
마이클 코넬리 <시인>
스콧 스미스 <심플 플랜>


고전 미스터리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녹색은 위험>
안소니 버클리 콕스 <두 번째 총성>
존 딕슨 카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
코넬 울리치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하드보일드  

 

 

 

 

 

로렌스 블록 <무덤으로 향하다>
하라 료 <내가 죽인 소녀>
조지 펠레카노스 <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일본 미스터리   

 

 

 

 

온다 리쿠 <유지니아>
요코미조 세이시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야마구치 마사야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단편집  

 

 

 

 

한동진 <경성 탐정록>
요코야마 히데오 <제3의 시효>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 존 딕슨 카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교고쿠 나츠히코 <항설백물어> 


비非 미스터리, 올해의 베스트는 따로 후보작을 기술하지 않음.

 

영예(?)의 최종 선정작과 선정의 변은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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