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시를 좋아했다. 가끔 시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사는 게 워낙 바빠 엄마도, 시도 오랜 시간 관심 밖이었다.
어느새 둘 다 애틋해진 시간이 왔다.
기억력이 많이 약해진 엄마가 이 책의 시를 큰 소리로 읽으며
또박또박 낭송했으면 좋겠다.
예쁜 글씨로 따라 써보기도 했으면 좋겠다.
엄마가 잘 아는 시들이라서,
글씨가 아주 큼직해서,
판형도 넉넉해서,
엄마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_김영랑
